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 3’를 만든 픽사(Pixar)의 3D 영상 슈퍼바이저 밥 화이트힐씨는 "픽사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 딱히 아이들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좋아하는 영화를 만든다"고 30일 말했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콘텐츠콘퍼런스에 참가 중인 화이트힐 슈퍼바이저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픽사의 크리에이티브 담당자들이 아이 같은 감각을 지녔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른도 재미있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6살, 8살인 그의 두 아이는 ‘토이스토리 3’를 보다가 주인공 장난감 캐릭터들이 겪는 일을 보면서 무서워했다고 한다.
그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기 위한 조언을 해 달라는 요청에 "자기가 원하는 게 있으면 공부만 열심히 하기보다는 실제로 밖에 나가서 부닥쳐 보고 경험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술가가 되고 싶으면 종일 그림을 그려 보기도 하고, 영화도 만들어 보고, 사진도 찍어 보라는 것. 운동도 음악도 마찬가지라고 그는 강조한다.
그는 "확인된 얘기는 아니지만 미켈란젤로가 이탈리아의 성당 설계를 공모할 때 캔버스에 동그란 원 하나만 그려 내자 이렇게 완벽한 원을 그릴 수 있는 손이라면 적임자라고 해 선택을 받았다고 한다"며 "원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꼭 1등이 아니어도 실망하지 말고 오랫동안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찾아올 것이라고도 했다. 어릴 적부터 영화를 좋아한 그는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을 공부할 때도 영화 관련 강의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미국 애니메이션과 영화의 성공 비결에 대해선 "미국 영화계는 훌륭한 영화를 만들려는 예술가들과 돈을 벌려는 스튜디오들이 상승 작용을 하는 용광로 역할을 하면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토이스토리 3’ 제작 과정의 뒷얘기도 들려줬다.
그는 "시사회를 하니까 울고 나가는 관객이 많더라. 그래서 끝 장면에 재미있는 장면을 추가하는 등 마지막까지 관객을 신경 썼다"고 전했다.
이어 "’인크레더블’은 미스터 인크레더블이 사무실에 근무할 때 거의 흑백장면처럼 보이고 화면이 지루한 점 등의 단점이 있었지만 3D로 만든 ‘토이스토리 3’는 감정을 표현할 때 마치 아코디언처럼 화면의 깊이 조절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픽사는 완벽한 캐릭터와 작품이 나올 때까지 분리와 해체, 조합 작업을 끊임없이 반복한다"며 "’토이스토리 3’도 4년 동안의 이런 노력을 거쳐 태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폭풍처럼 몰아친 3D 영화 붐이 잠시 가라앉는다고 해서 3D의 전망을 어둡게 볼 수 없다"며 "모든 영상을 3D로 볼 필요는 없지만 올림픽, 월드컵 등을 편하게 안방에 앉아서 3D로 보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반문했다.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