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20일부터 매주 월요일 밤 10시부터 1시간 동안 CBS-TV를 통해 방영될 하와이를 무대로 펼쳐지는 경찰 액션 드라마 ‘하와이 5-0’에서 주인공들인 4명의 특수수사대 요원 4명 중 하나인 친 호로 나오는 한국계 대니얼 대 김(‘로스트’)을 지난 7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7일 현재 하와이(정확히 말해 오아후)에서 네 번째 에피소드를 찍고 있던 대니얼(42)과는 몇 년 전 골든글로브 시상식 때 ‘로스트’에서 그의 아내 역을 맡았던 김윤진과 함께 만나 인사를 나눴고 그 뒤로도 ‘로스트’의 기자회견 때 만난 데다가 얼마 전에는 그가 런던 무대에서 뮤지컬 ‘왕과 나’의 왕역을 하게 된 것을 계기로 E-메일 인터뷰를 해 구면인 사이. 그래서 인터뷰도 비록 태평양 건너의 전화 인터뷰였지만 서로 친구처럼 다정하게 진행됐는데 기자가 대니얼을 만나고 나서 느낀 인상은 매우 성실하고 진지하며 심지가 굳으면서도 친절하고 상냥한 사람이라는 것이었다. ‘하와이 5-0’는 지난 1968~1980년 CBS를 통해 장기 방영된 동명 인기 시리즈의 리메이크로 대니얼 외에도 역시 한국계인 그레이스 박(‘배틀스타 갤락티카’)이 홍일점 여수사관 코노 역을 맡고 있다.
“권총·샷건… 이렇게 총 많이 쏘긴 처음”
‘로스트’ 때와는 달리 출연 배우들 숫자 적어 서로 잘 알고 콤비 좋아
3년 전 부산 갔을 때 포장마차서 신선한 멍게 먹었던 기억 잊지 못해
*친 호역을 위해 오디션을 했는가.
-아니다. 시리즈의 제작자로부터 역을 제공받았다. 아마도 ‘로스트’에서의 내 역을 보고 친 호역을 준 것 같다.
*현재까지 촬영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가.
-그렇다. ‘로스트’를 찍은 오아후에서 찍고 있는데 아주 순조롭다. ‘로스트’를 계기로 나는 오아후에서 살고 있는데 그래서 동료 배우들과 제작진들의 관광안내도 해 주고 좋은 식당도 소개해 주었다.
*4명의 배우들 간의 콤비는 어떤가. 그레이스는 어떤가.
-콤비가 아주 좋다. ‘로스트’와 달리 배우들의 숫자가 적어 서로들 보다 쉽고 또 잘 알게 됐다. 그레이스는 참 멋진 사람이다. 즐겁고 다정하며 개방적이다. 매우 부지런하며 항상 활기에 차 있다.
*촬영하면서 겪은 재미있는 경험이라도 있는가.
-내 평생 총을 이번처럼 많이 쏴본 적은 없다. 권총과 샷건 및 공격용 총 등 온갖 총을 쏴봤다. 나는 시리즈에서 모터사이클을 타고 다니는데 그 것도 좋은 경험이다.
*오리지널 시리즈를 봤는가.
-일부만 봤다. 오리지널의 대단한 인기와 중요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것의 수준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의 것은 원작과 달리 매우 현대화한 것이다.
*첫 번째 에피소드를 보니 액션이 많던데 액션 위주의 시리즈가 될 것인가.
-액션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요즘 시청자들은 대폭발이 판을 치는 할리웃 액션영화에 익숙해 액션을 강조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사와 액션 등 모든 것이 현대인들의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시리즈 제1편의 시작은 한국의 포항에서 시작되는데 왜 그 곳을 선택했는가.
-시리즈를 만드는 사람들이 먼저 먼 곳에 있는 바닷가의 어느 장소를 골랐는데 그 것이 포항이었다. 이 시리즈는 국제적 감각을 갖고 만들고 있다. 하와이는 아시아와 미국 본토의 중간 지점으로 한국과 중국과 일본은 물론이요 러시아와 세르비아 등 세계 모든 곳과 미 본토 간의 중간 지점으로 생각할 수가 있다.
*할리웃 쇼 비즈니스계에서 일하는 아시안 배우로서 ‘유리천장’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그 것을 늘 느낀다. 영화사나 TV 네트웍 등에서는 아시안 배우를 많이 안 쓰면서도 그 이유를 우리가 아시안이기 때문이라고 결코 말하지 않는다. 그 것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주연으로는 많이 쓰이지 못하지만 점차 영화와 TV에서 아시안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면 언젠가 주연을 맡을 때가 오리라 믿는다. 그 때야 말로 진정한 국제적 스타가 되는 것이다.
*최근에 본 한국 영화는.
-‘박쥐’와 ‘마더’다. 박찬욱은 재주 있는 감독이다. 그를 잠깐 LA에서 만났는데 굉장히 수줍어하더라. 한국 사람들은 참 예의가 바르다는 것을 다시 알았다.
*한국에서 한국인 영화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 생각은 없는가.
-난 언제나 오픈돼 있다. 그러나 무조건 역이 주어진다고 해서 맡을 것이 아니라 뭔가 진짜 제대로 된 작품, 즉 내 경력에 유익한 경험이 될 수 있는 작품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에는 지난 3년 전 부산영화제에 참석하느라 갔었다. 그 곳에는 나의 친척들이 살고 있다(대니얼은 부산 태생으로 어렸을 때 미국으로 이주했다). 정말 즐거웠고 자랑스러웠다. 포장마차에서 ‘멍게’(한국말로) 등 해산물을 실컷 먹었다. 참 신선하더라. 다시 가고 싶다.
*‘로스트’의 방영 종료에 대한 소감은.
-배우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 한국인으로서 네트웍 TV에서 중요한 역을 맡은 것이 자랑스럽다. 나는 내 역이 내 이후의 한국인 배우들에게 기회 제공의 계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남을 위해 문을 열어주고 그 뒤에 오는 사람들이 나보다 더 나아간다면 그 것이 나의 영광이다. 개척자의 작은 소임을 했다고 생각한다.
*술은 좋아하는가.
-좋아하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조심하고 있다. 난 스카치 특히 글렌피딕 등 싱글 몰트를 좋아한다. (이 때 기자가 난 싱글 몰트가 아닌 J&B를 즐긴다고 말하자) 나도 J&B를 좋아한다. 싱글 몰트 아니면 안 마신다는 사람들은 위선적이다. 하와이에 있는 친구가 바를 경영해 나에게 온갖 종류의 술을 제공, 여러 가지를 마셔 봤다.
*서핑을 하는가.
-알렉스(수사반장 스티브 역의 알렉스 오러플린)와 스캇(수사대원 대니역의 스캇 칸)과 함께 서핑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와이에서 영주할 생각인가. 그렇다면 부인의 의견도 당신과 같은가.
-14세와 8세난 두 아이들의 교육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당분간은 이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런 중요한 문제를 아내의 동의 없이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배우라는 직업은 유동적인 것이어서 언젠가 하와이를 떠나 LA로 갈 수도 있다. 한국이든 어디든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갈 수 있다.
*시리즈에서 당신은 범죄자를 심문하면서 재떨이로 그의 머리를 내려치는데 ‘하와이 5-0’는 어떤 종류의 경찰인가.
-요즘 범죄자들은 지능이나 수법이 너무나 발달돼 경찰이 속수무책이다시피 한 실정이다. 때로 우린 법 절차를 어기긴 하지만 가능한 한 법테두리 안에서 그들과 같은 수준으로 범죄에 맞서려고 하고 있다. 이런 범죄자들과 대항해야 하는 내 역은 참 복잡한 역이다.
*런던에서의 ‘왕과 나’는 성공리에 마쳤는가.
-나는 연극을 했고 또 그 것을 사랑한다. 오래간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것은 아름다운 경험이었다. 뮤지컬 시도는 첫 도전이어서 힘들었다. 그러나 로열 오페라 하우스에 선 것은 영광이었다. 유감스럽게도 1개월의 공연이었는데 리허설이 더 길었다.
*한국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늘 행복하기를 빈다고 말해 달라. 한국 팬은 내게 아주 중요하다. 언젠가 돌아가 다시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
<박흥진 편집위원>
4인조 수사관들. 왼쪽부터 대니(스캇 칸), 친 호(대니얼 대 김), 스티브(알렉스 오러플린), 코노(그레이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