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약 다리듯 끓인 ‘여름 보양식’ 곰탕

2010-07-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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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풍곰탕

무려 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결같이 지켜온 곰탕맛을 그대로 재현한 식당이 있다. 바로 현풍곰탕이다. 1945년 박소선 할머니가 처음 시작했다는 현풍곰탕은 보약을 다리는 정성으로 끓여낸 진한국물로 오랜 세월동안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대구 인근 마을인 현풍면에서 출발한 원조 현풍 할매집 곰탕은 현재 2대에 걸쳐 한결같은 정성으로 진국을 끓여내, 시간은 지나도 맛은 그대로라는 평을 받으며 전국적인 지명도를 얻고 있는 식당이다. 4년 전 김경호 대표는 원조 현풍 할매집 곰탕의 국물 맛을 이곳 한인타운에 선보였다. 식당을 오픈하기 전 한국에 나가 한달 동안 진국 곰탕 끓이기를 직접 배웠다고 말하는 김 대표는 “좋은 재료와 정성이 맛있는 곰탕을 만든다”는 단순한 진리를 터득하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풍곰탕을 즐겨찾는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60년 전통 원조 맛·정성 그대로 담아
해장국·순대국·돼지국밥 등 4.99달러


진하면서도 담백한 곰탕을 만들기 위해서는 남다른 정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경호 대표의 설명이다. 식은 상태에서 젓가락을 꽂으면 그대로 서 있을 정도로 진하다는 원조 현품곰탕을 그대로 재현하기 위해서 김 대표는 일반업소의 2배에 가까운 재료를 사용하는가 하면, 사골과 우족도 국물이 잘 우러나는 숫소만을 사용해서 국물을 우려낸다.


먼저 고기나 뼈의 핏물을 완전히 빼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뼈와 양, 사태, 머리고기, 혀, 심줄 등을 한데 넣고 국물을 우리다가 정확한 시간에 재료를 하나씩 꺼내는 세심한 과정을 거쳐야만 제 맛이 난다는 것.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타이밍에 따라 국물맛에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현풍곰탕은 곰탕만 잘 끓이는 집이 아니다. 이곳의 황해도 순대국과 배추해장국은 이른 아침부터 손님이 찾아올 정도로 또다른 별미를 자랑한다. ‘아침식사 때는 반드시 국물이 필요하다’고생각한다면 말할 것도 없이 현풍곰탕의 아침식사 시간을 이용할 것을 권한다. 곰탕 국물에 신선한 날배추를 넣고 된장으로 간을 맞춘 배추해장국은 우거지로 끓여낸 것과는 달리 맛이 깔끔한 것이 특징으로 아침해장에는 안성맞춤이다.

그런가 하면 여름철 삼복더위를 이기는 보약으로 알려진 삼계탕과 얼큰한 감자탕, 시원한 돼지보쌈과 수육을 찾는 손님들도 줄을 잇는다. 수육의 종류도 우족수육, 양수육, 고기수육, 혀수육 등 각 부위별로 또는 모두를 합한 모듬수육까지 다양해서 각자의 입맛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어떤 곳에서도 맛볼 수 없는 고등어해장국과 냄새없이 진하고 깔끔한 현풍돼지국밥도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여 인기를 얻고 있다.

이밖에 출출한 퇴근길에 소주 한 잔과 잘 어울리는 특별 메뉴를 원한다면 돼지고기나 꽁치를 넣어 칼칼하게 끓인 김치찜과 만두와 함께 먹는 곱창전골이 좋겠다.

또한 아늑한 고향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주꾸미볶음, 족발, 갈비찜, 녹두전 등을, 만약 고기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멸치로 맛을 내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며 값도 저렴한 김치만두국을 추천한다.

이중에서도 특히 현풍곰탕의 김치찜은 꼭 한번 맛봐야 할 특미. 전골냄비처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천천히 끓이면서 먹는 김치찜은 먹을수록 진하게 우러나는 국물맛도 별미지만, 묵은지 같은 포기김치를 그대로 끓여낸 김치맛이 그야말로 “짱”이다. 여름철 무더위에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는 메뉴를 찾고 있다면, 열 가지 반찬이 필요없고 다른 설명이 필요없는 김치찜 강추. 깔끔한 밑반찬도 현풍곰탕의 또 다른 자랑거리지만 그중에서도 빠질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깍두기. 깍두기 맛에 반해 밥 한 그릇 ‘뚝딱’은 기본이다.

또한 현풍곰탕의 곰탕국물과 황해도 만두는 별도로 구입할 수도 있다. 냉동포장된 곰탕국물 두 팩에 10달러. 한 팩에 넉넉하게 두 그릇 분량이 담겨있는 냉동곰탕은 가정에서는 물론이거니와 캠핑 때에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어, 이미 현풍곰탕의 인기식품이 되어버렸다.


현풍곰탕의 영업시간은 오전 6시30분부터 저녁 11시까지 주 7일 오픈한다. 따라서 이른 아침부터 해장을 하려는 고객들이 줄을 서는 곳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게다가 해장국, 순대국, 돼지국밥 등 대부분의 메뉴가 하루종일 4.99달러라고 하니 주머니사정이 얄팍해져도 언제든 편안한 마음으로 들릴 수 있다.

넉넉한 파킹장을 갖추고 있지만 손님들이 많은 식사 시간 대에는 그도 부족한 편. 그러나 건너편 노란집 주차장도 함께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주소: 244 S. Oxford Ave #18
▲전화: (213)480-3130


<글·사진 안진이 객원기자>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 있는 현풍곰탕.

안 먹어보면 후회할 칼칼한 맛의 김치찜.

고등어 해장국

돼지국밥.

매콤달콤한 홍어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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