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릴 위 지글지글〜 생선구이 색다른 맛

2010-06-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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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비큐 시즌

▶ 독립기념일 연휴 추천 요리

바비큐의 계절이다. 그릴 하나만 있으면 여름의 정취가 물씬 풍기며 마음이 설레는 계절. 불 앞에 서 있어도 지지고 볶지 않으니 왠지 우아하게 느껴지고, 집에 음식 냄새 밸 일 없어 더 좋다. 산들거리는 여름 바람을 맞으며 그릴에 불을 당기면 바닷가에라도 와 있는 듯 기분이 좋아진다.

오늘의 메뉴는 생선구이. 바비큐 하면 갈비나 소시지, 아사다를 연상하지만 올 여름엔 좀 색다르고 건강에 좋다는 메뉴로 바꿔보기로 한다. 고기 굽는
일은 주로 남자들의 몫이지만 생선은 왠지 직접 나서야 할 것 같다. 사실 생선구이처럼 가벼운 여름 날씨에 먹기 좋은 음식도 없다. 좋은 생선을 골라 통째로 구워서 살을 발라 먹는 맛은 어디에도 비할 바 없이 기막히다. 7월4일은
미국의 생일인 독립기념일, 우리 집 뒤뜰에서 생선 냄새 좀 피워보자.


양념 10분정도 충분… 한번만 뒤집으면 OK



◆생선 그릴링 팁

1⃞ 생선에 따라 다른 요리법 - 맛있게 생선을 굽기 위해서는 먼저 생선에 대해 잘 알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익혔을 때 잘 부서지는 생선: 솔(sole), 틸라피아(tilapia), 트라우트(trout), 스내퍼(snapper) 같은 얇은 흰 살 종류의 생선은 너무나 잘 부서져서 흔적도 없이 갈라지기 쉬우므로 피시 배스킷을 이용하거나 크기가 작다면 쿠킹호일에 놓고 굽는 것이 안전하다.

*묵직한 질감의 생선: 연어(salmon), 마히마히(mahi mahi), 상어(shark), 소드피시(swordfish) 등은 다른 보호장치 필요 없이 기름칠만 잘 해서 고기 굽듯이 구워도 좋다.

*두껍게 잘라져 판매되는 생선: 코드, 할리벗, 알래스칸 화이트 피시, 해덕(haddock) 같은 생선은 스테이크용으로 두껍게 잘라져 판매하는 경우가 많으나 구웠을 때 쉽게 부서지는 종류이기도 하다. 피시 배스킷을 사용하거나 호일에 감아서 요리하면 쉽게 할 수 있다.

2⃞ 그릴 청소하기 - 그릴이 깨끗하지 않으면 생선은 쉽게 들러붙어 많은 양을 버리게 된다. 그릴을 깨끗하게 닦아내고 열을 가한다. 그릴이 뜨거워지면 다시 그릴에 붙어 있는 불순물을 깨끗하게 제거한다.

그릴은 수건에 기름을 묻혀 닦는 게 좋다.



3⃞ 그릴 데우기(Preheat the Grill) - 중간 세기의 불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숯을 사용하는 그릴에서 중간 불을 알아보는 방법은 그릴 위에 2인치 정도 떨어져 손바닥을 펴고 3초가 지나 손이 뜨거운 것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이다.

4⃞ 그릴에 오일 칠하기 - 페이퍼타월이나 워시 클로스에 쿠킹오일에 적셔서 그릴에 고루 칠 한다. 오일을 꼼꼼하게 고루 칠하면 예쁜 그릴 마크를 낼 수 있고 피시가 들러붙는 것도 방지된다.

5⃞ 생선은 스킨이 있는 것을 구입한다 - 물고기는 지방이 스킨 바로 아래 가장 많이 가지고 있으므로 포 떠져 손질된 생선이라도 껍질이 있는 것으로 구입하면 촉촉하고 부드러운 생선 구이를 만들 수 있다. 껍질 있는 쪽을 먼저 그릴에 놓는다.

6⃞ 굽기 직전까지 생선을 냉장고에 넣어둔다 - 더운 날씨에 생선이 상할 염려보다 실온에 놔둬서 미지근해진 생선을 구우면 너무 빨리 익을 뿐 아니라 탱탱하고 신선한 질감이 사라진다.

7⃞ 생선 양념은 오래 하지 않는다 - 생선의 양념은 10분 정도면 충분하다. 레몬즙, 버터, 소금, 후추 만으로도 훌륭한 맛을 내는데 오랫동안 양념에 재워놓으면 살이 물러져 탱탱한 질감이 줄어든다. 생선 양념은 레몬즙, 간장, 화이트 와인, 버터, 올리브오일 같은 기본 종류만 이용해도 좋으며 마늘, 생강, 딜, 할라피뇨 페퍼 등을 이용해도 좋다. 레몬즙+간장, 화이트 와인+버터, 올리브오일+마늘 등의 간단한 컴비네이션을 이용해 보면 된다. 생선을 통째로 굽는다면 생선 배를 갈라 내장을 제거하고 깨끗이 손질하여 안쪽에도 소금 간을 해주고 레몬, 마늘, 허브 등을 채워 넣으면 좋다. 또 바깥쪽에 칼집을 내어 사이사이에 레몬이나 허브를 끼워주면 완성했을 때 모양이 예쁘다.

생선을 통째로 구울 때는 속에 허브를 채워넣으면 모양도 예쁘고 향도 좋아진다.


8⃞ 단 한번만 뒤집는다 - 70% 정도가 익으면 그때 한번만 뒤집는다. 모든 생선이 마찬가지로 이렇게 하면 살이 부스러지는 것을 최대한 막을 수 있다.

9⃞ 생선용 뒤집개가 꼭 필요하다 - 집게나 너비가 좁은 스패출라를 이용하다가는 생선의 모양을 100% 망가뜨리게 된다. 세로 3인치 가로 8인치로 옆으로 긴 모양의 피시 스패출라(사진)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으므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10] 다 익었는지 확인하기 - 보통 포크로 쉽게 부서질 정도로 익힌다는 말이 많지만 그 정도로 익었을 때는 쇠고기 스테이크가 완전히 익어 뻣뻣한 것처럼 생선도 맛이 떨어진다. 표면의 살이 결에 따라 자연스럽게 갈라지면 다 익었다고 볼 수 있고 두께 1인치당 8분 정도가 걸린다. 연어나 튜나 같은 종류는 사시미 그레이드로 구입하여 살짝 덜 익히는 것이 가장 맛있다. 겉만 익었을 때는 손가락으로 볼을 누르는 느낌이고, 미디엄으로 익었을 때는 코를 누를 때의 느낌, 완전히 잘 익었을 때는 이마를 누를 때의 느낌과 같다.

생선과 채소구이는 특별히 여름철에 잘 어울린다.


시더나무로 감싸 구우면 은은한 훈제향

생선 그릴링을 더욱 멋지게 해보고 싶을 때 사용해 볼 만한 제품들을 소개한다. 시더나무뿐 아니라 히코리, 메이플, 알더나무 등 다양한 제품들이 바베큐용으로 나와 있는데, 나무가 타면서 나는 연기가 은은한 훈제향을 만들어주어 색다른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나무가 타면서 불 맛, 나무향 등이 배어 더욱 고급스러운 맛을 선사한다. 생선요리에는 시더나무로 만든 제품이 가장 잘 어울린다.

#시더 페이퍼 (cedar paper)

두꺼운 종이 한 장처럼 얇게 잘라져 있는 시더나무로 생선을 말아 구워내면 나무종이가 타면서 은은한 나무 향과 불 맛이 배어 더욱 멋진 생선구이를 만들어 준다. 사용하기 전에 물에 잠깐 담갔다가 생선을 놓고 버터, 레몬 같은 양념을 올려서 말아 구워낸다. 1인분씩 서브하기에 모양도 예쁘고 생선의 모양이 흐트러질 염려가 없어 좋다.




#시더 플랭크(cedar plank)

나무 도마처럼 크고 두꺼운 나무 널빤지로 생선뿐 아니라 붉은 육류를 요리할 때도 아주 좋다.

물에 4시간 정도 담갔다가 불에 올려놓고 연기가 나기 시작하면 표면에 쿠킹오일이나 소스를 바르고 생선을 올리고 익혀준다. 훈제한 것처럼 은은한 향이 배어 고급요리가 된다. 사용 후에는 세제는 사용하지 말고 물로 깨끗이 씻어서 두세번 정도 다시 사용할 수 있다.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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