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이주 원장<베이사이드 이튼치과>
롱아일랜드에서 치과를 방문한 유선생 (가명, 54세)은, 다른 치료는 다 해도, 스케일링만큼은 한사코 안하겠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은 환자이다. 이 환자는 스케일링을 하게 되면, 치아와 치아 사이가 더 벌어져서 이가 흔들리고, 오히려 뿌리를 더 아프게 만들게 된다고 믿고 계셨다. 따라서, 차라리 안하는 편이 낫다고 강변하셨다.
일부는 맞는 말이다. 치과에서 스케일링을 하게 되면, 치아 사이에 없던 공간도 생기고, 아프기도 한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치아사이에 치석으로 인해 막혀있던 공간이 치석이 제거되면서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이며, 또한 치석으로 가려져 있던 치근(치아의 뿌리)이 노출되면서 평소보다 더 시려지게 되어 아픈 것으로 느껴진다.
치석(Calculus) 은 말 그대로 치아 사이에 형성된 ‘돌’ 이다. 표면에는 미세한 구멍이 수없이 파여있기 때문에, 박테리아 혹은 음식물 찌꺼기, 기타 불순물 들이 쉽게 붙어 있게 된다. 표면에 붙어 있는 박테리아 들은 계속해서 자신의 배설물 (Toxin) 을 잇몸으로 배출하면서 잇몸과 치아를 계속적으로 손상시키고, 잇냄새도 유발하게 된다. 치석의 시작은 치아표면에 항상 존재하는 얇은 막 (Bio-film) 에서 시작된다. 이 막은 어느 누구나, 어느 치아에나 생기는 것으로 정상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이 얇은 막이 시간이 지나면서
치태(Plaque)로 성장을 하게 되고, 침 속의 여러가지 미네랄들과 결합하여 치석으로 발전하게 된다. 치태는 칫솔질과 치실질을 통해 제거가 가능하지만, 치석은 일단 형성이 되면 일반적인 칫솔, 치실로는 제거가 거의 불가능하여, 치과에서 음파기 혹은 특수도구를 사용해야만 제거할 수 있다.
치석이 주로 형성되는 곳은 아랫턱 앞니들 사이와 양쪽의 윗니들 사이를 들수 있다. 이곳에는 각각 혀밑부분과 양 뺨에 있는 침샘이 치아와 만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분비되는 침과 치태가 만나 치석이 점점 쌓여가게 된다. 치석이 점점 성장해 가면서, 잇몸의 염증이 유발되는 치은염 (gingivitis) 이 생기게 되고, 치아를 고정해주던 잇몸뼈와 잇몸을 잃게 되어, 결국 치아를 잃어버리는 심각한 치주염(periodontitis) 으로 발전되게 된다.
유선생은 결국, 위의 설명을 다 들은신 후, 스케일링을 받으셨다. 치석으로 서로 연결되어있던 아랫턱 앞니를 치료할 때는 치석제거 후 치아가 더 흔들리게 되지만, 며칠 지나면 치석으로 인해 생겼던 염증이 사라지고, 곧 이어 치아와 잇몸을 연결해 주는 건강한 조직이 되살아나면서 다시 단단하게 굳을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치료를 끝냈다. 출혈도 더 많아지지만, 며칠 지나면 다시 멈출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마취가 풀리면 며칠 아플 것이지만, 곧 나아지게 될 것이라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그렇지만 치료비를 지불하고 나가실 때는 미안한 마음이 들게 된다. 상대방에게 아픔을 주고 보상을 받는 치과의사의 딜레마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분들이 임플란트를 할까, 브릿지를 할까 고민할 때, 유선생은 본인의 치아로 맘껏 웃고 계실 것을 알기에 위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