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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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칼럼/ 로비(Lobby)

2010-06-2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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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삼<소유디자인그룹 대표>
교포 여성들은 참 부지런하다. 새벽기도를 나가도 이른 아침 골프를 쳐도 항상 화장된 모습을 유지한다. 그만큼 외모에서 얼굴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건물도 마찬가지이다. 맨하탄 뿐 아니라 뉴저지에는 많은 고급 콘도미니엄들이 제각기 특색을 뽐내고 있다.건물마다 자체 매니지먼트들이 건물 관리를 하며 투표에 의해 뽑힌 이사회(Board) 멤버들이 자기가 거주하고 있는 콘도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활발히 움직인다. 오너쉽의 투표를 통해 건물
화장과 품위 유지를 위해 부단히 노력을 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영역이 로비(Lobby)와 홀웨이(Hallway)가 되겠다.

로비는 사람으로 따진다면 얼굴에 해당된다. 레이아웃(Lay-out)과 외형이 사람에 비교하면 화장하지 않은 맨 얼굴이 될 것이며 성형 수술, 즉 대 공사를 하지 않는 한 그 형태를 바꾸기란 불가능하다. 여기서 화장법 다시 말해 실내 인테리어의 터치가 필요한 것이다. 기초화장을 단순히 실내벽에 페인트 칠 정도의 피니쉬로 비교하면 이해가 빠를 듯 싶다. 콘도의 로비가 단순히 페인트 피니쉬로 끝나버린 경우 고급 콘도의 리그에 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법 하다. 그렇기에 로비들은 자기의 이미지와 가치를 높이기 위해 화장을 시작한다. 물론 기초화장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페인트칠도 세심한 준비 과정을 거쳐 표면의 레벨 작업과 두세 번에 걸친 코팅작업을 차례차례 순서대로 진행해야 제대로 된 피니쉬를 맛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기초 화장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급 화장법들을 도입한다. 로비의 천정은 깔끔한 짚섬 보드(Gypsum Board=Sheet rock)피니쉬에 데코레이션 성격이 강한 조명들이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각각의 조명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분위기를 창출하는데 로비 공간의 면적에 상대적으로 잘 어울리게 조명들의 사이즈에 특히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로비 자체는 자그마한데 엄청나게 큰 천정 조명을 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큼지막하고 높은 천정을 자랑하는 로비에 조그만 조명들을 여럿 설치하는 것 또한 언밸런스의 역효과를 내기 쉽다.


천정과 벽의 이음새 부분은 주로 크라운 몰딩으로 처리한다. 여기서 디자인의 색깔이 나타나는 데, 모던 한 풍의 로비를 원하는 경우는 아주 심플한 직선 형태의 몰딩이 적합하다. 곡선 형태의 다양한 디자인이 접목된 크라운 몰딩들은 주로 전통적인(Traditional) 한 로비에 적합하다. 몰딩의 사이즈 또한 상대적으로 큰 게 보다 더 효과적이다. 여기에 조금 더 고급을 원할 시에 코브 조명(Cove Lighting)으로 한층 업그레이드 된 분위기를 연출 할 수 있다.
벽의 마감으로 화제를 돌려보자. 여러 가지 방식의 연출 방법들이 있지만 보편적으로 본다면 허리 춤 높이에서 체어 레일(Chair Rail)을 돌리고 베이스 몰딩을 천정에 위치한 크라운 몰딩의 디자인과 같은 맥락에서 표현한다.

그리고 우드패널(Wood Panel)을 마감 재료로 선택하면 고급스러움을 나타내기에 무난할 듯 싶다. 체어 레일 상단부는 주로 벽지(Wall covering)등으로 마감하면 바람직하다. 벽지의 패턴이나 재질의 견고함, 파이어 등급(Fire resistance rating)등의 코드상의 규제는 사전에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 상업용 레벨 II 정도가 콘도 로비에는 적합하다. 벽지를 체어 레일 상단부에 붙인 후에 약간의 악센트 디자인이 가미된다면 이는 항상 플러스로 작용될 수 있다. 픽쳐(Picture) 몰딩으로 프레임 형태를 디자인 할 수 있고 그 프레임 사이사이에 벽등(Wall Sconce)들을 두어 로비의 가구들과 자연스러운 하모니를 나타낼 수 있다. 모던한 풍의 벽 마감처리에는 1/8 인치나 1/4인치의 리빌(Reveal)을 패널 사이사이에 두고 체리(Cherry)나 진한 월넛(Dark Walnut)등으로 패널 디자인을 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다음에는 홀웨이(Hallway)의 디자인과 엘리베이터 내부(Elevator Cab), 가구 등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를 나눠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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