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금융위기 이후 주택경기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계속돼 왔다. 특히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세금 크레딧 혜택으로 인해 주택경기는 2년여의 침체에서 벗어나 서서히 살아나는 분위기다. 최저 수준의 모기지 이자율도 한 몫했다.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올해 상반기 부동산 시장을 돌아본다.
■낮은 모기지 이자율
지난 2009년 정부가 모기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6% 초반대에서 5%대까지 내려간바 있다. 고정 모기지 이자율 뿐아니라 지난 3월 변동모기지 이자율도 급락했다. 서브프라임 사태가 일어난 후 변동모기지가 장기 고정 모기지 이자를 상회해 변동 모기지가 사실상 있으나마나한 상황이었으나 올해 들어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이 시기 30년 고정모기지 이자는 컨포밍 융자금액 한도액인 41만7,000달러미만까지 5%초반대로 제공되고 15년일 경우 4.375%까지 제공됐다.
고정모기지 이자가 5% 초반을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었다. 모기지 이자율에서 1%차이는 일년이면 수천달러를 좌우하기 때문에 주택구입자로서는 부담을 덜겠지만 반대로 미국 경제, 은행 등이 받은 타격 역시 만만치 않았다. 10만 달러 기준으로 한달에 60달러가 차이나고, 일년이면 7,000달러를 줄일 수 있다. 융자 금액이 30만달러가 넘어가면 한달에 200달러까지 줄일 수 있다.
지난 5월 셋째주 모기지 이자율은 4.86%를 기록하는 등 모기지 이자율이 40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면서 올여름 4.5%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같은 하락세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연 3.2%까지 하락한 것이 원인을 제공했다. 지난 5월24일 월스트릿 저널은 그리스의 재정위기가 유럽전체에 영향을 끼치면서 투자심리는 악화되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로 알려진 미국정부 국채에 투자가가 몰리면서 모기지 이자율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바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3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모기지담보부채권(MBS) 매입을 중단하면서 모기지 이자율이 6%까지 오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를 벗어나 예측 불허의 상황에 접어든 것. 모기지 그래이더의 제프 라저슨 CEO는 "모기지 시장이 당초 연준의 MBS 매입 중단에 따라 모기지 이자율은 상승하고 리파이낸스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M&T 뱅크의 곽동현 융자 담당자는 “부동산, 모기지 시장이 미국경제에 미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사실 모기지 이자율이 5%미만이면 미국경기가 위축되기 때문에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다”며 “올 하반기에는 모기지가 지금처럼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다우존스와 미국경기가 회복중이고 앞으로 모기지 이자가 더 오르거나 내려도 소폭만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주택 시장
지난 1월과 2월은 거래량이 지난해 수준으로 저조했으나 3월에 접어들면서 매물과 구입희망자가 크게 늘어났다. 이사철인 3월부터 6월까지 부동산 업계의 성수기지만 지난 11월이 마감이던 첫 주택 구입자 세금 크레딧 프로그램이 올 4월 말까지 연장되면서 주택시장이 조금씩 회복되는 조짐을 보였다. 실제 거래량이 상당수 늘어났다.
플러싱과 뉴저지 등 각 부동산마다 거래량이 지난해에 비해 30%까지 늘었다. 신축 콘도들이 관리비 면제, 클로징 비용 할인 등을 내세워 고객 끌이기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인들의 콘도 구매도 늘어났다. 부동산업자인 릭 한씨는 “모기지 이자율이 내렸다고는 해도 융자 조건이 워낙 까다로워져 30~40%다운을 해야하다보니 가격 부담이 적은 30-40만달러짜리 콘도가 인기 상품으로 부상했다”며 “가격동향은 조금씩 내려가고 있는 상태지만 뉴욕시티는 그다지 가격하락세를 크게 보이지는 않고 있고 숏세일도 가격이 높아 사실상 숏세일이 아닌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티나 김 부동산협회장은 “무엇보다 주택 경기가 회복되려면 은행이 제시하는 융자 조건들이 완화돼야 한다”며 “융자를 얻기 힘들다보니 주택을 구입하려고 했다가도 결국 거래가 성사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은행이 조건을 완화시키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올해 새로 시행된 정책들
올해부터 융자 심사의 기준이 되는 수입대비 지출비율이 45%로 줄어들어 수입증빙이 까다로워졌다. 연방정부는 주택도시개발부 (HUD:Housing and Urban Developnemt)의 주도로 모든 융자 은행에서 주택구입자나 재융자신청자들에게 같은 형식의 클로징 비용견적서인 GFE(Good Faith Estimate)를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이 법안은 1974년 부동산 안정 절차법(RESPA)로 지속돼 왔지만 은행마다 각자 다른 융자 견적서를 사용하고 충실한 관리가 되지 않아 사실상 있으나 마나한 제도였다.
이전에는 서류의 양이 너무 많아 서류에 사인을 하느라 일일이 항목을 확인하는 것 역시 바이어로서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석장짜리 서류로 이루어진 GFE는 융자 신청자 입장에서는 클로징 비용을 신속하게 점검할 수 있고 클로징할때에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 것은 물론 융자, 이자, 상환기간, 융자시 발생되는 은행비용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부터 시행해오던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크게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오바마 행정부는 기존 대출금 상환 재조정 프로그램을 현실에 맞게 수정, 3월 발표했다. 이를 통해 기본 HAMP 재조정, 실질 보조 HAMP 재조정이 가능해졌다. 융자의 원금 금액이 1가구일 때 72만975만달러 이하, 2가구일때 93만4,200달러 이하이며 2009년 1월1일전에 융자를 받은 경우 새롭게 발표된 융자재조정 프로그램에 지원할 자격이 된다. 또한 모기지 페이먼트가 총소득의 31%이상일 경우 해당된다.
2009년부터 연방정부가 실시하고 있는 깡통 주택 재융자 프로그램 역시 2011년 6월30일로 연장됐다. 당초 이 프로그램은 지난 11일 종료될 계획이었지만 내년 6월30일까지 1년이 연장됐다. 이 프로그램은 주택 시세보다 융자 원금이 높은 깡통 주택도 재융자를 받도록 도와주는 것으로 이를 통해 주택 소유주들은 차압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정부는 4월 30일 전에 계약을, 6월30일전에 클로징을 완료하는 첫 주택 구입자에게는 8,000달러, 5년 이상 현 주택에 거주하다 팔고 새 주택을 구입할 경우 6,500달러의 세금 크레딧을 제공하는 등 11월말까지였던 텍스 크레딧 혜택을 연장 실시했다. <최희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