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남자친구는 모범생”

2010-06-1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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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성 패션이 바뀌었다


외모 신경 안 쓴듯 해도
깔끔하면서 세련된 멋
큼지막한 가방 둘러메고
니트 가디건 단정하게


‘간지작살’에 열광하던 10대들이 ‘모범생 포스’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자신감에 넘치는 밝은 표정과 침착한 말투, 매사 단정하고 공부만 하는 범생이 스타일, 까만 뿔테 안경은 쓰면 좋지만 쓰지 않아도 그만이다. 대신 큼지막한 가방을 둘러메고 트렌치코트나 네이비 블레이저, 아니면 브라운 계열의 니트 가디건으로 정돈된 이미지를 주는 것이 포인트다. 그렇다고 ‘꽃보다 남자’가 유행시킨 프레피 룩으로 차려 입으면 시대에 뒤떨어진 샌님 패션이 되어버린다. 굳이 표현하자면 외모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은 듯해도 깔끔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 나는 ‘네오 프레피 룩’이라고 할까. 브랜드로 따지자면 ‘휴고 보스 오렌지’(Hugo Boss Orange)와 ‘버버리 브릿’(Burberry Brit) 정도. 프레피 룩의 클래식한 아이템들과 선명한 색감, 경쾌한 스트라이프 등의 조화로 좀 더 발랄하고 트렌디한 것이 특징이다. 여름철로 접어드는 요즘 두 브랜드가 내세운 화이트 팬츠와 스니커즈에 격자무늬 셔츠를 입어주면 ‘모범생 포스’ 작렬이다.



모범생 포스의 교과서인 니트 가디건과 빅백, 까만 뿔테 안경을 쓴 현빈. 블랙진에 매치한 샌들이 시크한 느낌을 내면서 네오 프레피 룩을 완성시켰다.


아이돌 그룹의 새 앨범 발표회 의상으로 등장한 SS501의 모범생 포스 패션. 차분한 베이지톤 캐주얼수트에 블루 셔츠를 매치하고 심플한 로퍼와 벨트, 칼러와 소매단까지 화이트로 깔끔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뿔테안경까지 쓰면 ‘쿨~’


모범생 포스의 원조로 영화 ‘트와일라잇’에서 숨 막히게 훌륭한 외모에 놀라운 의지와 절제력을 지닌 뱀파이어 에드워드를 꼽기도 하고, 학창시절 학교를 자퇴하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벌었다던 SS501 리더 김현중의 반듯한 외모를 꼽기도 한다.

그러나, 자타공인 모범생 포스는 예능 프로에 출연해서조차 엄친아 이미지를 어필하는 가수겸 배우 이승기이다. 지난해 이승기가 모 매거진에서 가방 속을 공개한 적이 있다. 당시 트렌드세터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발렌시아가 그레이 빅 백이었는데, 가방 속에는 곳곳에 포스트잇이 붙어 있는 일본어 교재, 소니 보이스 레코더와 캠코더, 소니 DVD 플레이어, 자외선 차단제와 비타민, 그리고 마르탱 마르지엘라 골드 펄 지갑이 들어 있었다.

이처럼 실용성은 물론이고 스타일까지 겸비한 빅백은 중요한 서류와 필기구, 때로는 한두 권의 책, 그리고 개인용 소지품까지 넣어도 공간이 남는다. 빅백이 어울리는 영원한 모범생 포스는 배우 현빈이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현빈이 선보인 루이비통 다미에제앙 백팩은 고급스러움과 실용성을 겸비한 모범생 포스를 살려주는 가방으로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단 빅 사이즈 백팩을 들 경우 늘어지게 매기보다는 등에 적당히 붙여 매주어야 모범생스럽다.


마지막으로 모범생 포스의 필수 아이템인 뿔테 안경. 연예인들이 지적인 이미지를 연출하고 싶을 때 사용하는 소품으로, 요즘 드라마 ‘커피하우스’에서 까칠한 작가로 출연하는 강지환이 쓰고 나오는 다양한 뿔테 안경을 참고하자.

브라운 호피 컬러의 동그란 뿔테 안경(TATEOSSIAN F29 C.3 모델)부터 까만 사각 뿔테안경(TOMFORD TF5147 001 모델) 그레이 뿔테(Victor & Rolf 70-0034 모델) 등으로 지적인 이미지가 철철 넘치는 모범생 포스를 내는데 이만한 소품은 없다.

하지만 모범생 포스는 스타일을 만드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반드시 필요한 말만 명확하게 전달하고 시간 관리도 철저히 하는 모범생 태도가 기본이 되어야 한다.


이승기를 모델로 하는 캐주얼 브랜드 에드윈의 서머 패션은 모범생 이미지에 자유로움을 더해준다.


휴고 보스 오렌지의 화이트 팬츠와 격자무늬 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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