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입안 가득 고소함 퍼져

2010-06-0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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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겉은 ‘바삭바삭’ 속은 ‘야들야들’

와코 돈가스

화행 즉 ‘화합하고 행복하다’는 뜻의 와코 돈가스는 오픈 10년째를 맞이하며 꾸준한 단골손님들을 확보하고 돈가스 전문점으로 굳건한 자리매김을 하였다.

와코에 가면 눈에 보이고 맛으로 느끼는 모든 것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딱 맞아 떨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동양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 속에 자리 잡고 앉아 정직한 맛을 내는 와코 돈가스를 한입 베어 물면 ‘이래서 여기 또 오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도 눈에 거슬리거나 불편한 기분을 주는 것 없이 깔끔하다. 와코 올림픽 점에서 제인 박 사장을 만나보니 와코의 이런 분위기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한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요식업계에서 경험이 많은 그녀이지만 그야말로 군더더기 없는 단순하고 깨끗한 생각으로 경영하고 있는 것이 대화 속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와코의 제인 박 사장.


직접 만드는 빵가루·최고급 기름만 고집
두툼한 고기 수제소스로 맛 낸 샐러드 푸짐
돈가스 6년 전 가격인 7.95달러로 특별 할인


‘돈가스’라는 음식 자체가 그렇다. 고기, 빵가루, 기름으로 만들어내는 단순한 음식이기에 재료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꺼우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돼지고기 등심은 잡냄새가 전혀 없이 고소하고 담백하다. 냄새가 전혀 없는 돼지고기 요리의 비법은 오직 최고의 재료를 쓰는 데만 있다고 제인 박 사장은 자신 있게 말한다. 돼지고기의 냄새는 무슨 양념을 하여도 쉽게 숨겨지지 않게 마련인데 특히 소금·후추 간만으로 승부를 거는 돈가스의 고기에는 더욱 그렇다. 완벽한 돈가스 고기로 만들기 위해 하루저녁 알맞게 숙성과정을 거쳐 언제나 변함없이 두껍고 부드러운 육질의 돈가스를 맛볼 수 있는 것이다.

고기를 덮고 있는 바삭한 빵가루는 언제나 먹어도 신선한 빵 냄새가 느껴지는 고소한 맛이 일품인데 궁금하던 차 그 맛의 정체를 알아내었다. 돈가스에 가장 적합한 빵가루를 만들기 위해서 와코에서는 빵가루를 만들 빵을 직접 구워낸다. 일본에서 배워온 기술로 빵가루 만드는 빵을 매일 매일 구워낸다니 그 정성에 고마운 마음이 들 정도이다. 일반 빵가루보다 입자가 굵어 바삭하게 씹는 맛이 일품이고 기대하지 않았던 고소하고 신선한 빵 맛까지 선사하니 좋은 고기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멋진 옷을 입혀 주었다.

다음은 튀김기름. 튀김기름 이야기에 제인 박 사장의 눈이 자신감에 더욱 반짝인다. 유통되는 제품 중 최고급(한 통에 55달러)의 튀김기름을 세통씩 부어서 사용하는데, 더욱 놀라운 것은 하루 두 번씩 기름을 갈아준다는 점이다. 점심 후, 저녁 후 이렇게 기름 값에만 엄청난 비용을 투자하는 이유는 ‘신선한 맛을 유지하려는 노력’ 단 한 가지이다. 초창기 여러 가지 기름을 사용해 보고 친구들, 직원들과 시식 후 결정한 제품인데 가격 부담이 있기는 하지만 결코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했다.

이렇게 좋은 재료와 남다른 노력이 합쳐져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돈가스가 완성되었다. 정직한 맛, 깨끗한 맛은 손님들이 먼저 안다. 와코의 특징 중 하나가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건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직접 만드는 빵가루, 샐러드 소스, 돈가스 소스, 우동 국물 등 맛에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는 것들을 거의 직접 만들어낸다.


양배추를 얇게 채 썰어 푸짐하게 담아내는 양배추 샐러드 위에는 고운 색의 드레싱이 뿌려져 있는데 과일과 야채를 섞어 하루 두 번씩 만들어 신선하게 서브된다. 듬뿍 넣은 아메리칸과 모짜렐라 치즈가 따뜻하게 흘러내리는 치즈 돈가스(11.95달러), 주문 시 바로 만들어 내어 카레향이 살아 있는 커리가스(11.95달러), 광어만을 사용하는 생선가스(9.95달러), 다이콘을 갈아 얹어 소화가 잘 되는 오로시 가스(11.95달러) 등 좋은 재료로 만든 맛있는 돈가스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또 와코의 명물 장어덮밥(11.95달러), 야채와 맛있는 소스에 가쯔오부시를 듬뿍 얹은 철판돈가스(11.95달러), 따뜻하게 먹는 덮밥 가츠돈(10.95달러)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메뉴도 준비되어 있으며, 계속되는 경기불황 속에 손님의 많은 수를 차지하는 유학생들을 위해 6년 전 가격인 7.95달러로 돈가스를 세일하고 있다.

제인 박 사장과의 유쾌한 인터뷰 속에 신선함, 정직함으로 승부하는 와코의 경쟁상대는 다름이 아닌 좋은 재료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글·사진 이은영 객원기자>


감자 고로케와 새우튀김에 우동이 따라오는 돈가스 콤보.


소스와 함께 뜨겁게 먹는 맛이 일품인 철판 돈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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