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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여름의 적 습진

2010-05-2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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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경희 한의원 ( Mind Body & Skin) 서본융 원장

이제 봄이다. 곧 5월말이면 해변이 벌써 개장할 시기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날씨를 가장 꺼리게끔 만드는 피부질환이 있다. 바로 습진이다.
습진이란 매우 광범위한 질병명으로 아토피 피부염, 접촉성 피부염, 앨러지성 피부염, 한포진 및 두드러기와 같은 대부분의 만성 피부염증을 통칭하여 부르는 질병명이다.일반적인 증상으로는 피부가 물집이 잡히면서 오돌토돌하게 올라오고 해당 부위가 매우 가렵게 된다. 특히 저녁 무렵 심해지는 가려움증으로 인해 이 병변부위를 긁다보면 이들이 더 심하게 부풀어 오르면서 점차 범위도 넓어지고 매우 건조해 지며 각질이 형성되고 나중에는 착색까지 되게 된다. 멀리서 보면 피부에 마치 때가 낀 것처럼 거멓게 착생이 되어, 습진으로 고생하는 많은 분들이 여름에 반팔이나 반바지를 입기를 꺼리게끔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피부 질환의 치료를 위해 내과일반의나 피부과전문의를 찾게 될 경우 가장 흔히 처방받게 되는 약은 스테로이드 연고제(Tropical steroid cream)이다. 스테로이드 연고제는 면역억제제이다. 이들은 피부 병변 부위의 염증 반응을 억제시킴으로서 일시적으로나마 습진 증상을 억눌러 가려운 증상이나 부풀어 오른 물집을 가라앉혀 준다. 문제는 이 연고제의 사용을 중단할 경우 다시 습진이 올라온다는 것이다. 또한 애초에 습진을 치료한다고 하기 보다는 일시적인 억제만을 할 뿐이기에 사용을 중단할 경우 오히려 반동 현상이 찾아와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만성적인 가려움증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여름이면 시원하게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맘 놓고 반팔, 반바지를 즐겨 입을 수 있을까?
문제는 몸의 면역력이다. 습진의 원인은 아직 현대의학에서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양의학적으로는 애초에 습진 유발 원인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어쩔 수 없이 임시방편으로 습진 질환 자체의 치료보다는 이에 대한 몸의 반응만을 억제하는 것을 치료의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이다. 현대 한의학에서는 습진이 발생하는 한가지 원인으로, 몸 내부의 지나친 열기가 채 빠져나가지 못하고 피부에 맺혀있게 될 경우, 그리고 이러한 맺힘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습진이 발생
한다고 본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평소 몸에 열기가 많고 건조성 피부를 가진 이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이런 사람들은 특히 여름과 같이 무덥고 습한 계절에 습진 증상이 악화되는 특성을 보인다.

이와 달리, 습진의 또 다른 유발 원인으로는 체내의 과잉 열보다는 피부의 수분과 영양 공급이 부족해져서 피부의 면역 상태가 약화되어 습진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체질의 사람들은 여름보다는 공기가 건조해지고 추위로 인해 피부로의 혈액순환이 더욱 떨어지는 겨울철에 습진 증상이 악화되는 특성을 보이게 된다. 물론 면역억제제인 스테로이드 연고제를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자연스런 체질적 특징에 따른 습진 증상 악화와 호전의 변화도 나타나지 않게 된다. 이들의 경우는 중독된 스테로이드 연고제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일년내내 습진이 항시 나타나 있는 상태에 머물러있게 된다 .

습진의 한의학적 치료법은 그 원인 제거에 목표가 맞추어진다. 몸의 면역력을 최대한 활성화 시키고 기혈의 운행을 더욱 강화시켜, 몸의 면역력 스스로가 습진 유발 요인을 자체적으로 체내에서 제거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일차 목표가 된다. 이를 위해 침, 한약 및 배독요법 등의 치료법이 시행되어 주어야 한다. 운동과 식이요법도 도움이 된다. 운동을 통한 체력강화는 면역력의 강화에 도움이 된다. 또한 기름지고 입에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순하고 담백한 음식 위주로 식사하는 것은 염증 유발 독소들을 섭취하는 것을 막아주어 더 이상의 증상 악화를 예방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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