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늘 하루 이 창 열지 않음닫기

건강칼럼/ 몸 안 독소 없애면 혈압도 내려가

2010-04-20 (화)
크게 작게
뉴욕 함소아한의원 조현주 원장

음식을 먹으려면 대단한 각오를 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인스턴트나 패스트푸드를 피한다 해도 육류, 채소류 등에는 항생제, 성장촉진제를 비롯하여 인공색소, 방부제, 합성조미료 등 이름만 들어서는 도무지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들이 첨가되어 있으니 말이다. 공기와 물속에도 온갖 유해물질이 떠돌고 있다. 이런 것들이 몸속에 들어가면 독소를 만들어 세포를 더욱 빨리 늙게 하고 인체 방어 시스템을 무너뜨린다.

요즘 ‘디톡스 다이어트’가 유행하고 있다. 디톡스(Detox)란 인체 내에 축적된 독소를 빼낸다는 개념의 제독요법을 뜻한다. 유해물질이 몸으로 과하게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장이나, 신장, 폐 등으로 노폐물의 배출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칼로리를 제한하기 때문에 다이어트 효과가 있어서 비만이나 과체중 환자에게 시행하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몸속 독소를 배출시키고 나면 체중뿐 아니라 각종 문제를 일으켰던 질환들이 함께 사라진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고혈압을 들 수 있다. 디톡스는 주로 3단계를 거치는데,
먼저 ▲저염식 기간을 거친 뒤 ▲절식기로 가면서 신장의 부담을 줄인다. 짜고 매운 한국식 상차림 탓에 늘 쉬지 못하고 과부하가 걸릴 만큼 일을 해야 했던 신장에게 휴식을 주는 시간이다. 신장은 혈압을 조절하는 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장이 회복되면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매우 많다. 붓기와 만성피로도 완화된다.


또한 신장의 가장 중요 역할인 여과기능이 활발해져서 혈액 속 노폐물이 쉽게 걸러지고 피가 맑아진다. 혈액이 맑아지면 지친 오장육부의 기능도 회복이 되기 때문에 지방간이나 고지혈증 등도 수그러들기도 한다. 절식기에는 단백질도 제한되는데 신진대사에는 단백질 분해산물인 아미노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늙은 세포나 병든 조직, 염증 세포 등이 파괴되어 쓰인다. 이것 역시 고혈압이나 고지혈증 등을 치료하는데 원동력이 되어주며 항노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디톡스의 마지막 단계인 ▲회복기에서는 저염식과 운동 등 이후 생활습관 등을 바로 잡아 혈압이나 체중이 유지될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독소 배출을 통해 체중감소는 물론, 각종 성인병을 예방하거나 치유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디톡스 프로그램은 치료라기보다는 인체가 자연치유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고 보는 것이 더 알맞다. 인간에게는 건강에 이상이 생겼을 때 그것을 원래대로 치유하려는 놀라운 능력이 있다. 하지만 그걸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장부를 쉬게 하면서 기능을 회복할 시간을 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독소를 만들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 시계는 뒤로 가지 않는 법이다. 이제는 힘을 들여 빼낼 수밖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