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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사랑하고, 지혜를 얻고, 홀로 서고…

2010-04-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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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주 원장/ 베이사이드 이튼치과

사랑니는 나라마다 언어마다 부르는 이름도 각각이고 그 뜻 역시 각각이다. 한국 사람이 사랑니라고 부르는 이유는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 나이가 되면 나오기 시작한다고 하여 사랑니라 부르고 영어권에서는 위즈덤 투스(Wisdom tooth)라 하여 더 이상 아이가 아닌 성인으로서 지혜를 갖게 되는 나이에 나온다는 뜻이다. 일본에서는 오야시라즈(親知らず)라고 부르는데 이는 부모님이 모르는 사이에 나오는 치아라는 뜻이다. 옛날에는 사람들의 수명이 짧아서 사랑니가 나올 때쯤 되면 부모님이 돌아가신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일본사람들은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세가지 뜻을 모아 보면 사랑을 하게 되는 나이가 되면 지혜를 품게 되어 세상을 바르게 보게 되지만 이미 부모님은 안 계신 채로 홀로서야 하는 성인이 되어버린 시기를 맞이한다는 의미가 된다. 사랑니는 인간이 진화를 거듭해 갈 때 오히려 퇴화되어가는 기관이라고 볼 수 있다. 상악과 하악이 예전에 비해 점점 길이가 줄어들게 되면서 가장 깊은 곳에 위치한 사랑니는 자신이 비집
고 나올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묻혀 있거나 나오긴 나오지만 좋지 못한 방향으로 돌출되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사랑니는 칫솔질이나 치실질의 사각지대로 남게 되어 음식물이 만성적으로 잘 끼거나 충치가 자주 유발되는 위치로 남게 된다.


치과에서 자주 문의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사랑니는 반드시 뽑아야 하나요?’란 질문이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통증의 유무이다.사랑니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대부분 뽑는 것이 좋다.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는 세가지 정도인데 매우 심한 충치로 인해 사랑니 뿌리의 신경이 손상된 경우, 사랑니가 부분적으로 잇몸에 덮혀 있어서 잇몸에 염증이 생긴 경우, 그리고 사랑니가 자라나는 방향이 좋지 않아서 인접치아에 압력을 가하는 경우이다. 통증 없이 약간의 충치만 있다면 충치치료 후 관리를 잘하면 된다.

통증은 없지만 사랑니를 발치를 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인접치아에 충치 혹은 치주염을 유발한 경우 혹은 유발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을 경우이다. 환자들은 대부분 이 경우에 갈등을 하게 되는데 의사와 충분히 상담을 하고 본인 스스로 발치의 필요성이 이해가 될 경우에 발치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사랑니를 발치하는 시기는 30대 이전이 적합하다. 이 시기를 지나면 사랑니와 뼈의 골유착이 생겨 발치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사랑도 하게 되고 지혜도 얻게 되지만 부모로부터 독립해야 하는 성인이 되는것, 아픈 사랑니로 부터 얻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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