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한 신문을 보니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 교민들이 질병을 치료하러 한국으로 많이 오고 있다는 기사가 눈에 띄었습니다. 미국에서의 진료비가 최고 한국에 15배가량 높다는 이 기사에는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한 50대 여성이 어깨 통증으로 MRI 촬영을 권유 받았는데, 약 8,000달러(900여만원)의 비용에 보험 적용도 이의 절반 밖에 받지 못한다는 예가 함께 실려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MRI 촬영하는데 50만~60만원에 해결될 수 있음에도 치료가 아니라 진단 자체만으로도 쉽게 엄두가 안 나는 것이 바로 미국에서의 현실입니다. 이 여성처럼 특히 어깨 통증처럼 큰 질환이 아닌 듯하면서도 만성적인 통증을 겪고 있는 분들은 대부분 진단이나 치료를 미루기 때문에 더욱 그러합니다.
흔히 어깨 통증하면 가장 먼저 쉽게 떠올리는 것이 ‘오십견’인데, 오십 대에 주로 나타나는 어깨 질환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이름이 유명무실하게 컴퓨터나 운동 등으로 어깨를 많이 사용하는 30, 40대에도 잘 발생해 삼십견, 사십견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오십견이 어깨의 다른 질환들과 구분되는 가장 큰 특징은 팔이 제대로 움직여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통증 없이 움직여지는 범위보다 더 많이 움직이려면 통증이 나타나고,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 깊은 잠을 잘 수가 없거나 옷을 입고 벗기가 불편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어깨 주변 힘줄들이 상했을 때도 유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어깨 관절에는 회전근개라고 해서 상완골을 견관절 안에 부착시켜 주는 힘줄이 있는데, 이 힘줄이 파열된 것을 회전근개 파열이라고 합니다. 오십견과 가장 구분되는 점은 오십견은 강제로 팔을 움직여도 잘 안 움직여지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다른 사람이 팔을 들어 움직이면 통증이 있어도 끝까지 움직일 수는 있다는 것입니다.
오십견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우리 몸이 노화되면서 우리 몸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줘야 할 진액이 말라서 근육 층들이 붙어서 부드럽게 슬라이딩이 안 되기 때문에 발생하는 증상입니다. 즉 단순히 어깨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신근육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십견 환자들을 진찰해 보면 어깨만 굳어진 게 아니라 최소 골반부터 굳어지기 시작해서 등을 따라 어깨 주변 근육까지 굳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치료 역시 어깨뿐만 아니라 전신의 유착된 근육 층을 VST 침을 통해 분리시키고, 갱년기, 스트레스, 피로에 의해 진액이 말라 통증이 심해진 경우 한약으로 진액을 보충해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흔히 오십견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 아픈 쪽 어깨를 주로 찜질하고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안 움직이게 되면 오히려 근육이 굳어지기 쉬우므로 자꾸 움직이려고 노력해서 유착된 근육층이 분리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요법으로는 작은 커피 주전자나 다리미 등 적절한 무게의 물건을 들고 어깨에 힘을 완전히 뺀 상태에서 앞뒤 또는 좌우로 흔들어주는 추 운동이나 몸을 벽 가까이 하고 손가락으로 벽을 짚어 머리 위로 올라가는 거미운동이 도움이 됩니다.
문의 (714)562-7000
이종화 / 삼라종합한방병원 풀러튼 분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