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쇠 가마솥에서 우려 낸 국물맛 깊고 진해

2010-04-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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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가마 돌솥 설렁탕

2002년 월드컵과 함께 설렁탕 전문점으로 문을 연 큰가마 돌솥 설렁탕은 넓고 쾌적한 실내에 변함없는 음식 맛으로 언제나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식당이다. 타운 내 유일하게 한국에서 공수해 온 엄청난 크기의 무쇠가마솥 4개가 하루 종일 진한 국물을 뽑아내고 있다. 가마솥은 온도가 천천히 올라가지만 한번 끓는점에 도달하면 온도가 유지되고 압력이 높아져서 음식 맛과 영양을 지켜주기 때문에 가마솥에서 만들어낸 음식은 모두 담백하고 깊은 맛을 내준다고 한다. 그래서 뼈에서 진한 국물을 빼내는 것이 맛의 관건인 설렁탕을 가마솥에 끓여낸다면 최고로 맛있는 국물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메뉴에 함께 서빙되는 흑미 오곡 돌솥밥.

한국에서 공수해 온 무쇠 가마솥.



질 좋은 사골과 깨끗한 정수물 사용 ‘정성 가득’
흑미로 지은 돌솥밥·잘 익은 깎두기로 맛 더해

큰가마 돌솥 설렁탕의 맛있는 국물 내기 비결은 처음 끓여낸 국물을 깨끗이 버리는 데 있다.

‘잘 버려야 좋은 음식을 만들 수 있다’는 에릭 하 실장은 버리는데 선수지만 버리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고 한다. 물과 개스를 비롯한 부대비용을 생각하면 아까운 마음이 드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인데 ‘잘 버리지 않으면 더 큰 것을 잃는다’는 투철한 직업정신이 있어 가능하다. 오직 깨끗이 정수된 물과 질 좋은 사골만으로 끓여낸 순수한 음식인 만큼 맛을 내기가 쉽지 않지만 가마솥이 있기에 가능하고 항상 초이스급 이상의 사골만을 사용하는 재료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

잘 버리는 식당 큰가마는 식당의 고충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요즘은 고춧가루를 주문할 때 어느 정도 등급의 고춧가루를 찾는 것이 아니라 얼마짜리 고춧가루를 만들어달라고 할 수 있단다.

요즘 같은 무한 가격경쟁 시대에 음식 값을 낮춰 세일을 하면서 음식 질까지 덩달아 낮춰버리는, 아니 낮출 수밖에 없는 현실에 처해 있지만 큰가마 돌솥 설렁탕은 항상 묵직한 가마솥처럼 제자리를 지키는데 노력을 기울인다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을 꼽으라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윤기가 좔좔 흐르는 갓 지어낸 밥은 우리에겐 참 특별한 존재다.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 바로 바로 만들어내는 흑미 오곡 돌솥밥 또한 이 집 명물로 밥맛 때문에 찾는 단골 고객들이 많다. 모든 메뉴와 함께 갓 지어낸 돌솥밥이 함께 서빙되니 밥맛을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들에게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국물과 밥 이야기를 했으니 김치로 넘어가 보자. 한국인들에게 김치 맛을 속일 수는 없는 법이기에 MSG를 사용하지 않은 것을 기본으로 하고 질 좋은 한국산 젓갈만을 고집한다. 겉절이와 잘 익은 맛이 일품인 깍두기는 이 집의 유일한 반
찬으로 정성들여 매일 새로 담가 준비한다.

모든 탕과 전골에는 가마솥에서 진하게 우려낸 국물이 들어가는데 꼬리, 갈비, 우족, 양지, 아롱사태, 벌집양, 혀 등 소의 맛있는 각 부위가 모두 들어간 소 한 마리 탕과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궁중 영양 삼계탕은 몸보신하기에 좋다. 해장국, 김치찌개, 진짜 매운 갈비찜도 식사로 항상 인기 있는 메뉴이다. 여럿이 먹기 좋은 감자탕과 똑다리 김치전골도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저녁에는 보쌈, 주꾸미 삼겹볶음, 부대찌개, 김치감자전골, 똑따리 김치전골 등이 저렴하고 푸짐하게 콤보메뉴로 준비되어 있다.

진하고 얼큰한 국물이 생각날 때, 갓 지은 돌솥밥이 먹고 싶을 때 믿고 편안하게 들를 수 있는 식당이다.


▲가격: 설렁탕과 흑미 오곡 돌솥밥이 5.99달러
▲주소: 3498W. 8th St. LA
▲전화: (213)365-6788

<이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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