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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건조한 시즌과 아토피 피부염

2010-03-2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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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본융 본 경희한의원

습진(Eczema)의 일종인 아토피 피부염(Atopic Dermatitis)은 여러 특징이 있다. 보통 습진류 질환들은 덥고 습할 때 심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만성적인 아토피 피부염은 오히려 건조한 겨울에 더 가려워 지고 증상이 악화되는 성향을 보인다. 또한 이 만성적 피부질환을 갖고 있는 이들은 보통 어린 학생들이 많아서 가려움을 참지 못하고 스스로 긁다가 피부의 상처를 더 곪게
만들어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오랜기간동안의 물리적 마찰(긁는 행위)에 의해 마치 가죽처럼 변했다고 해서 태선화(Lichenification)라 불리는 조직의 변형도 일어난 상태의 피부라면 이렇게 건조한 날들에는 밤잠을 못이루고 낮에는 공부에 필요한 집중력을 저해할 정도로 가려움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더 큰 문제 중 하나는 일반적인 피부과적 처치만으로는 딱히 이를 치료할 만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아토피 피부염을 가진 환자들이나 그 가족들에게 더 괴로움으로 와 닿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처방되거나 OTC(Over the Counter,처방전 없이 구입가능 약재) 약재로 많이 쓰이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성분의 연고제들은 독자분들도 이미 많이 알고 계시지만, 치료 효과가 없다. 다만 일시적인 증상 완화제의 역할을 할 뿐이다. 이 스테로이드 연고제는 인체의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에 아토피 피부염 증상처럼 피부의 염증을 일시적으로 억제 시켜 증상을 완화 시킨다.

문제는 이러한 효과가 일시적이기에 지속적으로 이 연고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 또한 시간이 지날수록 연고제에 대한 내성이 생겨 점차 강도가 센 약재를 사용해야 하고 이로 인한 부작용도 심해진다는 사실이다. 또한 장기적으로 보면 오히려 스테로이드 연고제가 피부의 중독 상태를 악화시키므로 시간이 갈수록 피부 질환이 호전되는 것이 아닌 악화되는 것을 많은 환자 분들이 체감을 했으리라 본다. 사실 만성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는 치료가 건선이나 지루성피부염과 같은 다른 자가면역성 피부질환에 비해 어렵진 않다. 해당 환자의 증상에 따라 치료기간이 3개월에서 1년까지도 걸리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 면역억제성 스테로이드 연고를 자주, 오랜 기간 사용했던 환자일수록 치
료기간도 더 오래걸린다. 오히려 급성 피부염의 경우 변화가 빠르고 환자의 상태가 치료요법에 매우 급격하게 반응하기에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야 할 가능성이 높지만, 만성 아토피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옆에서 조금만 치료 방향을 잡아주면 극적인 호전을 보일 경우가 많다.


일단 요즘과 같이 건조함이 심하여 가려움증이 악화 되었을 때에는 우선 가려움증부터 잡아줘서 환자가 편하게 잠이라도 잘 수 있게끔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체력이 떨어지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그에 따라 추가적인 감염도 생길 수 있기에 이를 미리 예방해 주는 것이 현명하다. 가려움증을 잡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배독목욕을 시켜주는 것이지만 이는 전문적인 상담 없이 혼자서 시도하기엔 위험하므로 삼가하기 바란다. 보통 가려움증은 피부가 지나치게 건조
했을 때 잘 발생하므로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하면 이를 약간이나마 예방 할 수 있다. 우선 미지근한 물을 욕조에 채우고 자연산 바닷소금을 두 줌 정도 물속에 넣거나 베이킹파우더를 2스푼 정도 물에 풀어서 목욕을 시킨다. 이는 건조한 피부에 습기를 공급해주기에 건조함 때문에 발생하는 가려움증을 예방시키는데 좋다.

또한 소금은 항균제로 작용하기에 혹시나 있을 수 있는 피부의 상처를 통한 2차 감염을 예방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목욕을 10분정도 하고 나서 약간 시원한 온도의 물로 가볍게 피부를 식혀주어 피부의 염증성 반응을 가라앉혀주는 것도 잊지 말자. 또한 피부가 완전히 건조해지기 전에 무자극성인 로션 등을 이용하여 피부의 수분이 날아가는 것을 방지해 준다면 금상첨화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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