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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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메달과 바꾼 치아

2010-03-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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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주 원장/베이사이드 이튼치과

동계올림픽 중에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많이 있었지만 치과의사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것은 은메달을 획득한 독일선수가 메달을 이로 깨물다가 이가 부러진 사고(?)였다. 일종의 메달을 딴 기념으로 세레머니를 하다가 일어날 일로서 선수 본인은 메달의 기쁨도 잠시였고 치과에서 검진 받을 걱정을 하였을 것이다. 운동 중에, 혹은 넘어지거나 사고를 당했을 때 앞니가 부러지거나 빠지는 경우를 당하게 된다. 이 경우 치아의 고통은 물론 치아의 비정상적인 모습으로 인해 매우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게 된다.

치아가 부러진 경우에는 치과에서 엑스레이(X-ray) 및 임상진단(clinical test)를 통해 치아의 뿌리의 골절여부를 검진 받아야 한다. 손상된 정도에 따라 신경치료 혹은 심한 경우 발치까지도 고려될 수 있다. 뿌리의 골절이 첫 진료시 발견되지 않았다면 치아의 부러진 부분만 수복(restoration) 한 후 2-3주 정도 관찰 뒤에 뿌리 속 신경의 손상여부를 다시 테스트 받아야 한다. 신경의 손상이 진단될 경우 신경치료를 받아야 한다.치아가 사고로 인해 빠진 경우에는 빠진 치아를 잘 보존하여 치과로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치아주변에 묻어있는 이물질을 닦아내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있는 그대로 식염수 혹은 우유에 담근 상태로 치과에 가져와야 하며 이도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입안에 침과 함께 물고 있는 채로 치과에 와야 한다. 치아 표면에 붙어있는 생체 조직이 치아를 다시 살릴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치아가 빠진 후 어느 정도 시간이 지체 되었는지 여부 또한 치아를 살릴 수 있는 또 다른 요인 중 하나가 된다.


치아가 잇몸 속으로 들어간 경우에는 더 이상 흔들지 말고 현 상태 그대로 치과에 내원하여야 한다. 치아를 지지하고 있는 뼈가 골절된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 경우 초기 고정이 잘 이루어져야만 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린이가 유치(milk teeth)를 부딪힌 경우에는 흔들리는 정도가 적고 아프기만 하다면 진통제 복용 후 2-3주 정도 관찰을 하게 되며 많이 흔들릴 경우 대부분 발치를 하게 된다. 어린이의 유치가 빠졌을 경우에는 다시 식립을 하지 않는다. 잇몸으로 들어간 경우 역시 유치를 발치하게 된다. 사고로 인한 앞니의 손상은 사회활동에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앞니를 잃게 되면 웃음 또한 잃게 되기 때문이다. 만일 부딪힘이 많은 운동을 즐기는 자녀가 있다면 충돌로 인한 치아손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스포츠 가드(Sports Mouth Guard)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스포츠 가드의 부드러운 재질이 충격 흡수를 돕게 되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물려준 자신의 치아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치아가 부러진 선수 역시, 메달을 따게 된 기쁨만큼 치아를 잃어버린 허망함도 크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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