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치과에 가기 무서운데,,.
2010-03-02 (화)
황이주 원장/베이사이드 이튼치과
필자는 치과의사라는 직업상 아무래도 의학 드라마에 관심을 갖고 즐기게 된다. ‘하얀거탑’, ‘외과의사 봉달희’, ‘그레이스 아나토미’, ‘ER’ 그리고 최근에 시작한 ‘산부인과’ 등등. 대부분 메스(수술용 칼)를 잡는 의사들의 이야기들이다. 이런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나 자신도 수술실의 일원이 된 것처럼 급박한 순간을 즐기게 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왜 치과의사가 주인공이 되는 드라마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 섭섭함을 금할 수 없다. 하루에 메스를 잡는 시간만 따지면, 치과 의사만큼 메스를 많이 사용하는 의사도 없는데 말이다.사실 치과의사가 등장하는 드라마 혹은 영화는 여러 편 있었다. ‘마라톤맨’ 의 더스틴 호프만, ‘나인야드’의 매튜 페리 등이 있었지만, 대부분 멋있는 역할보다는 고통을 주는 무서운 이미지로 표현되곤 한다.
미국 국민의 75%이상이 치과에 대한 어느 정도의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특히 성인들 중 5-10% 는 치과 공포증(덴탈포비아, Dental Phobia)이라고 불리우는 증상으로 인해 치아에 심각한 통증이 유발되기 전까지는 치과를 찾지 않게 된다. 심각한 통증이나 고름 등이 잇몸에서 나올 때 치과를 찾게 되면 당연히 피가 흥건한 수술을 받게 되고, 그러한 무서운 경험은 또다시 치과를 멀리하게 되는 ‘악순환’ 이 되풀이 된다. 치과 공포증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직접적인 원인 중에는 고통스러운 치료의 경험이 가장 우선이다. 그러나 때로는 치과의사나 직원에게서 불친절을 경험했거나 냉대를 받았다거나 혹은 자신을 잘 돌봐준다는 느낌을 못 받았을 때도 치과 공포증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간접적인 원인에는 인터넷, 매스미디아에서 묘사되는 치과에 대한 부정적인 모습, 주변에서 전해들은 고통스러운 치료경험 등이 대표적이다.
치과 공포증을 해소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이 제시 된다. 수면가스, 전신마취 그리고 약물치료 등이 있다. 이중 약물치료는 특별한 시설이 필요 없이 치료 시작 전에 간단한 약물투여로 환자의 심리상태를 안정화 시키는 방법으로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환자가 치료도중에도 치과의사와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상태를 의사에게 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 경우, 반드시 보호자를 동행하여야 하고, 당일 운전은 삼가야 한다. 사실 치과가 드라마의 소재로 이용될 만큼 급박한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면 오히려 문제가 있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예전 할아버지 복덕방에 만두 사들고 바둑 두러 오는 할아버지 친구분처럼 치과 역시 두려움 없이 편하게 들릴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