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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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갈증이 날 때도, 치아생각

2010-02-1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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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주 원장/베이사이드 이튼치과

짐(Gym)에서 운동을 끝내고 나면 갈증을 해소 하기위해 물을 찾게 된다. 그런데 좀더 ‘엣지있게’ 그리고 좀더 ‘폼나게’ 하려면 머리에서 떨어지는 땀을 머리를 흔들며 털어낸 후 스포츠 음료의 뚜껑을 멋있게 따서 선전에 나온 운동선수의 폼을 생각하며 멋있게 고개를 뒤로 젖혀 그 스포츠 음료를 마시면 된다. 소다는 왠지 아이들 음료 같고 물은 좀 밋밋하고 그래서 스포츠 음료를 선택하게 된다. 에너지 회복을 위한 여러가지 미네랄도 있으니까.

뉴욕 치과대학의 한 교수는 자신의 연구논문에서 스포츠 음료가 치아의 표면을 연하게 만들어 결국 치아표면이 닳게 된다고 주장한다. 스포츠 음료에 포함되어있는 시트릭 에시드 (Citric Acid) 와 같은 산성물질이 주된 원인이 된다. 스포츠 음료에 일정시간 담구어 놓은 치아의 표면을 확대해 보면 산성 물질로 인해 표면에 작은 구멍이 생긴 것을 관찰하게 된다. 결국, 치아 표면의 연화현상이 생기게 되어, 칫솔질을 할 경우 치약의 연마제에 의해 표면이 깍여나가게 된다.


과일, 요거트, 에너지 드링크, 소다등 산성이 높은 음식들은 대부분 위와같이 치아표면을 연하게 만드는 현상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치아의 연마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산성이 높은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한 후에는 최소한 20-30분후에 칫솔질을 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침에 존재하는 미네랄들에 의해 다시 치아표면이 단단해 지기 때문이다. 치과의사들은 딴지를 잘 거는 것 같다. 이것도 치아에 안좋다, 저것도 치아에 안좋다. 그럼 도대체 뭘 먹고, 뭘 마시고 살라는 건지…

문제의 촛점은 음식이 아니라 먹고 마시는 습관에 있다. 너무 많이, 너무 자주, 너무 오래 먹거나 마실 경우 치아에 대한 악영향이 점점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취식 후 입안의 청결을 유지하는 방법과 칫솔질을 언제 할것 인가 등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면, 치아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이 작은 칼럼으로 인해 스포츠 음료산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것은 기우일 것이라 믿는다. 이미 독자들의 치과상식지수(Dental IQ)는 수많은 치과의사들의 칼럼 및 기고로 인해 많은 향상이 이루어 졌기 때문이다. 단지 바람이 있다면, 치과상식이 낮을 수밖에 없는 어린이들이 무분별하게 먹고 마시는 음식, 음료들에 대한 바른 지도가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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