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디어 존 (Dear John)

2010-0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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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다른 남자와 약혼해”

▶ ‘비극적 사랑’ 눈물 자아내는 스토리

★★★ (5개 만점)


영화의 제목은 ‘디어 존 레터’에서 따온 것으로 이 편지는 아내나 연인이 자기 남편이나 애인에게 보내는 이별장을 뜻한다. 2차 대전 때 유럽 전선에 나간 애인이나 남편에게 후방에 있는 여자들이 새 남자를 만났으니 헤어지자고 보내는 편지를 말하는데(그래서 베르디도 ‘리골레토’에서 바람에 날리는 갈대와 같은 것이 여자의 마음이라고 했겠다) 반면 남자가 여자에게 보내는 이별장은 ‘디어 제인 레터’라고 한다. 그러나 이 말은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 ‘디어 존’은 왕년에 팝송으로도 불려 빅히트를 했었다.

감상적이기 짝이 없는 이 영화는 여자들이 눈물을 흘릴 달콤 쌉싸름한 연애소설을 많이 쓰는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동명소설이 원작으로 그의 소설들인 ‘병속의 메시지’(케빈 코스너와 로빈 라이트 펜)와 ‘노트북’(라이언 가슬링과 레이철 맥애담스) 및 ‘로단테의 밤’(리처드 기어와 다이앤 레인) 등이 영화로 만들어졌었다.


감독은 스웨덴 태생의 라세 할스트롬인데 연애영화를 만드는 솜씨가 대단하질 못해 신선하고 향긋하지가 못하고 묵직하다. 그리고 감정적이라기보다 버거울 정도로 감상적이다. 그러나 젊은 두 배우 테이텀 채닝(G.I. 조)과 애만다 세이프리드(마마 미아)의 콤비와 연애편지와 삼각관계와 잃어버린 사랑이라는 연애영화의 통속적인 요소들을 갖추고 있어 데이트 연인들이 즐길 만한 영화다. 센티멘털한 연애영화 좋아하는 사람들(특히 여자들)은 가서 봐도 좋을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의 해변의 여름. 미육군 특수부대 군인인 신체건강하고 잘 생기고 과묵한 23세난 존 타이리(테이텀)는 이라크전서 휴가를 받아 귀가, 해변에 나왔다가 귀엽게 생긴 사반나 커티스(세이프리드)가 바다에 떨어트린 가방을 건져내 주면서 둘 사이에 감정이 영글게 된다.

외톨이로 고독한 존은 정신질환을 앓는 홀아버지(리처드 젠킨스)가 있는데 아버지는 희귀동전 수집가(이 동전들이 나중에 큰일을 한다). 한편 부잣집 딸인 사반나는 자폐증자인 어린 아들을 혼자 키우는 팀 웨던(‘E.T.’의 헨리 토마스)과 절친한 친구 사이다.

며칠간의 만남에서 존과 사반나는 서로를 사랑하게 되고 존이 복무기한을 채우기 위해 이라크를 떠나기 전 둘은 매일 서로에게 편지를 쓰기로 약속한다. 둘은 약속대로 매일 서로에게 편지를 쓰고 존이 다시 휴가를 받아 귀가하면서 둘은 서로 몸과 마음을 나누면서 장래를 약속한다. 그러나 존은 당초 약속과 달리 복무기한을 연장한다.

다시 전선으로 돌아온 존과 사반나는 세월이 흐름에도 서로에게 편지를 쓰면서 사랑을 다짐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사반나의 편지가 도착하질 않는다. 그로부터 2개월 후 사반나로부터 존에게 ‘디어 존’ 편지가 날아든다. 내용은 사반나가 웨던과 약혼을 했다는 것.

영화를 비극적 사랑의 얘기로 만들기 위해 내용에서 억지를 쓴 것이 많아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사반나가 존을 사랑하면서도 웨던과 결혼을 해야 하는 까닭. 테이텀과 세이프리드에게서 전달되는 젊음의 공기가 좋다.

PG-13. Screen Gems.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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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과 사반나는 오랜 세월을 두고 이라크와 미국에서 서로에게 편지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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