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배우들 영화 일자리가 없어요

2010-01-30 (토)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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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남성영화 중심..여배우는 구직난

여배우가 요즘 장르를 가릴 처지가 아닌 것 같은데요. 액션도 코미디도 하고 싶지만, 워낙 영화계가 어렵다 보니….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배우 이나영이 한 말이다.

영화 출연을 노리는 여배우들이 구직난에 허덕이고 있다. 올해 제작될 영화들이 전쟁영화, 액션영화, 누아르 영화 등 남성중심영화에 치중돼 있어 출연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2월 4일 개봉하는 ‘의형제’(장훈 감독)는 송강호, 강동원이 출연하는 투톱 체제의 영화다. 주연은 물론이고 조연급 여배우도 등장하지 않는다.


이미 개봉한 ‘주유소 습격사건2’(김상진 감독)에도 주목할 만한 여자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으며 ‘용서는 없다’(김태훈 감독)에서도 한혜진이 나오지만, 설경구, 류승범과 비교하면 존재감이 떨어지는 역이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포화속으로’(이재한 감독)는 차승원, 권상우, 탑이 주연으로 출연한다. 아나운서 출신의 연기자 최송현이 출연하지만, 비중은 크지 않다.

장동건의 캐스팅이 확정된 강제규 감독의 ‘디데이’나 2002년 벌어진 제2차 연평해전을 다룬 ‘아름다운 우리’(가제.곽경택 감독)와 ‘연평해전’(백운한 감독), ‘빨간 마후라2’(신경식 감독), ‘꿈은 이루어진다’(계윤식 감독) 등 전쟁이나 군인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도 여배우들의 비중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윤석ㆍ하정우 등 ‘추격자’ 출연진이 동반출연하는 ‘황해’(나홍진 감독), 송강호ㆍ김승우 주연의 ‘밤안개’(이현승 감독), 최민식 주연의 ‘아열대의 밤’(김지운 감독), 송승헌 주연의 ‘무적자’(송해성 감독) 등 올해 제작되는 굵직한 영화들은 모두 남성 중심의 영화다.

그나마 여배우들에게 위안을 주는 건 전도연 주연의 ‘하녀’(임상수 감독), 1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윤정희 주연의 ‘시’(이창동 감독), 그리고 오랜만에 강수연이 출연하는 ‘달빛 길어올리기’(임권택 감독) 정도다.

김태용 감독이 리메이크하는 ‘만추’에서는 한국 여배우 대신 중국의 탕웨이(湯唯)가 캐스팅됐다. 일자리가 없는 한국 여배우들로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김윤진은 최근 인터뷰에서 영화 ‘하모니’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올해 남자영화들이 많은데 여자들이 사건을 이끌어 가는 영화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나영 주연의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는 약 18만명, 송윤아 주연의 ‘웨딩드레스’는 약 14만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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