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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수명연장의 꿈... 치과에서?

2010-01-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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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주 원장/베이사이드 이튼치과

몇년전, 태국에서 화제가 되었던 코끼리가 있었습니다. 당시 80세였던 모라코트(Morakot) 란 코끼리는 치아를 모두 잃어버린 후, 동물원에서 으깬 바나나와 비타민이 들어있는 식수로 겨우 연명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동물원으로 들여오던 때부터 심각한 영양실조에 있었고, 네 번이나 졸도를 할 만큼 건강상태가 이미 악화되어 있었습니다. 일어날 힘도 없어서 나무 등걸에 몸을 묶어야만 할 정도였습니다. 결국 사육사들은 모라코트를 포기해야할 상황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 수의사가 나서서 모라코트에게 틀니를 만들어 주었다고 합니다. U 자 모양으로 생긴 코끼리용 틀니는 강철과 실리콘, 플라스틱 등으로 만들어 졌는데 이 수의사는 코끼리를 약 5분정도 마취시킨 후 철사로 구강내에 틀니를 고정시키는데 성공하였습니다.

그 후로 모라코트는 다른 코끼리들과 마찬 가지로 정상적인 음식을 섭취하며 살고 있고 여러 방문객들에게는 세계최초의 틀니를 끼고 있는 코끼리로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태국에 있는 코끼리의 약 10% 정도가 치아에 문제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그로 인해 영양 상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태국의 그 수의사는 현재 다른 형태의 틀니도 구상 중이며 이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상식적으로 캔디나 설탕종류를 먹지 않는 코끼리에게 치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것 입니다. 초식동물의 경우에는 풀을 씹을 때 섞여있는 돌, 모래 등에 의해 치아의 마모가 쉽게 일어나고 이로 인해 뿌리의 신경이 노출되어 치아를 잃게 됩니다. 원시 인류도 역시
정제되지 않고, 조리되지 않은 거친 음식과 이 음식에 섞인 불순물들로 인해 치아의 손상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 당시 인류의 수명이 짧았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치아가 정상일 때의 저작능력(씹는 힘) 을 100이라고 가정할 때 틀니는 약 50정도의 힘을 발휘하며 브릿지의 경우 약 70정도, 임플란트의 경우 90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당뇨로 인해 잇몸에 문제가 있는 환자분들은 약한 잇몸 때문에 섭식에 장애가 생기고 이로인해 당뇨가 악화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치아가 지니고 있는 고유 기능은 인간의 건강을 유지시키는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반면, 틀니를 착용하고 있다가 브릿지 혹은 임플란트로 대체하고 나서, 바뀐 삶의 질에 만족해하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모라코트가 만일 수명연장의 꿈을 꾸고 있었다면, 그의 꿈은 간단한 틀니 하나로 이루어 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인류가 그토록 염원하던 수명연장의 꿈을 코끼리 모라코트는 매우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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