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젊은 빅토리아 (The Young Victoria)

2010-01-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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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랄하고 위풍당당한 여왕

▶ 화려한 세트·의상·좋은 연기의 시대극

★★★½ (5개 만점)


역대 영국의 왕들 중 가장 오래 집권하면서 국가를 위해 많은 업적을 남기고 영국을 세계 최강국으로 세운 빅토리아 여왕의 젊은 시절을 그린 로맨틱 드라마로 정치적 조작과 술수 그리고 젊은 빅토리아의 알버트 왕자와의 사랑과 둘의 공동체적인 통치를 품위와 우아함을 갖춰 그린 복고풍의 시대극이다.

화려한 세트와 의상과 명배우들의 좋은 연기 그리고 클래식한 음악과 재미있는 내용을 잘 조화시켰는데 다소 미흡한 것은 영화가 맵시를 너무 갖추느라고 내적 강렬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점. 좀 더 감정적으로 격렬하고 극적으로 굴곡이 뚜렷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볼만한 영화다.


영화는 처음에 잠깐 11세난 빅토리아를 소개면서 그가 처한 궁중의 상황과 그를 둘러싼 왕실 가족의 주도권 다툼 등을 보여준다. 이어 1837년 18세가 되기 직전의 빅토리아(에밀리 블런트)가 윌리엄 왕(짐 브로드벤트)의 후계자로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얘기가 시작된다.

아직 어린 빅토리아를 뒤에서 조종하는 것이 그의 어머니(미란다 리처드슨)와 어머니의 자문인 존 콘로이. 둘은 윌리엄이 죽고 빅토리아가 여왕이 되면 그를 수렴 청정할 생각. 그러나 총명하고 독립심 강한 빅토리아는 둘의 이런 계획에 강하게 반발한다.

한편 벨기에 왕 레오폴드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자기 조카 알버트(루퍼트 프렌드)와 빅토리아의 결혼을 서두른다. 그리고 레오폴드는 알버트에게 빅토리아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 등을 지도한다. 영국을 방문한 알버트는 처음에는 레오폴드에게서 배운 대로 빅토리아를 대하다가 곧 이를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자기를 보여주면서 빅토리아의 호감을 산다. 그리고 알버트가 귀국하면서 둘은 서신으로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는다.

빅토리아는 18세에 여왕이 된 뒤에도 우선 자신의 여왕으로서의 위치를 굳히기 위해 결혼을 미루다가 1840년 자신의 최측근 참모인 멜번경(폴 베타니)의 권유에 따라 인내심으로 자기를 사랑하면서 구애해 온 알버트와 결혼한다. 둘은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참 사랑으로 맺어지는데 빅토리아와 알버트는 동갑으로 사촌간.

이어 영화는 빅토리아와 알버트의 침실 장면 등 둘의 가까운 관계와 함께 빅토리아의 여왕으로서의 통치력을 보여주는데 빅토리아는 우선 어머니와 콘로이를 궁중에서 내쫓는다. 그리고 국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빅토리아는 멜번경과 함께 국민들을 위한 복지시설 마련 등 여러 가지 선정을 펼쳐나간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빅토리아가 알버트를 무시하고 독주를 하면서 둘 간에 갈등이 이나 빅토리아는 알버트의 자기와 국민에 대한 사랑에 감동, 그 뒤로 테이블에 마주보고 앉아 함께 국정을 돌봤다. 알버트는 빅토리아와의 사이에서 9명의 자녀를 본 뒤 41세로 죽었는데 81세까지 산 빅토리아는 남편 사후 매일 같이 그의 의복을 남편의 자리에 놓고 그를 그리워했다고 한다. 런던의 빅토리아 스테이션과 알버트홀은 두 사람의 업적을 기려 붙인 것이다.

블런트가 젊은 여인의 생기발랄함과 여왕의 위풍당당함을 잘 혼합해 보여주고 프렌드를 비롯한 나머지 조연진의 연기도 훌륭하다. 장-마크 발레 감독.
PG.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hjpark@koreatimes.com


HSPACE=5

빅토리아와 알버트는 3년간의 서신교제 끝에 결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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