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매주택 되팔아 환매차익 노린다

2009-12-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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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리핑(Flipping)붐

▶ 초보자보다 현금 동원력 높은 ‘선수들’몰려

피닉스 지역의 부동산 투자가 존 머멜리는 주택을 단기 환매해 차익을 남기는 이른바 ‘플리핑’(Flipping)을 통해 수주만에 약 20만달러의 주택매매 차익을 남겼다. 100만달러를 호가하던 신규 호화저택이 지난 9월 말 은행 경매에 불과 38만달러에 매물로 나온 것을 보고 경매에 뛰어들어 48만6,000달러에 낙찰 받았다. 머멜리는 수주 후에 한 여성에게 이 매물을 69만달러에 되팔아 불과 몇주 만에 약 20만달러를 챙기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주택을 구입한 후 곧바로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 플리핑이 주택시장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고 월스트릿 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100만달러 주택 48만달러에 낙찰
수주만에 20만달러 남기고 되팔아


주택 가격 상승 때 주로 성행하던 플리핑 기법은 불과 수년 전 주택 가격에 거품을 몰고 온 주범으로 지적된 바 있는데 최근 유행처럼 다시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플리핑이 다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지역은 플로리다,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네바다 등 차압 매물이 많이 쏟아지고 있는 지역들이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조사에 따르면 올 한해 전국에서 64만여채의 차압 매물이 주택시장에 쏟아졌는데 대부분이 4개 주에 집중됐다.

최근 성행하는 플리핑은 수년 전과 비교해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다. 과거 초보 투자자들도 일반 매물을 대상으로 플리핑을 시도한 것과 달리 최근의 플리핑은 부동산 투자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주를 이루고 있으며 대부분 경매에 나온 매물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최근 플리핑에 나서는 투자가들은 과거와 달리 현금 동원력이 뛰어나고 지역 주택시장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과거 플리퍼보다 일종의 ‘투자 담력’이 강해야 한다는 것이 큰 차이다.

부동산 경매 정보 사이트인 포스티드프라퍼티스닷컴의 데이먼 라인스 대표는 “경매에서는 불과 반시간 내에 50만달러짜리 매물에 대한 구입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일반 투자가들로서는 단시간 내에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경매물의 경우 세입자 여부 등 주택 상태를 확인하지도 못한 채 매수 주문을 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아무래도 전문 플리퍼들이 일반 투자가들보다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경매가가 과거에 비해 낮은 것도 전문 플리퍼들을 불러 모으는데 한몫하고 있다. 예전에는 경매 시작 가격이 모기지 금액을 밑돌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모기지 금액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경매가 시작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물을 빨리 처분해 차압비용을 줄여 보려는 은행 측의 ‘저가’ 전략이 최근의 플리퍼들의 투자 심리와 맞아 떨어지고 있다.

포어클로저레이더닷컴에 따르면 11월 중 가주에서 실시된 경매를 통해 처분된 매물 가운데 약 21%가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팔렸다. 플리핑의 대상은 주로 달러 약세를 이용해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캐나다 등지의 외국 투자자들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준 최 객원기자>


HSPACE=5
주택 단기 환매차익을 노리는 ‘플리핑’이 최근 다시 성행하고 있다. 주로 경매를 통해 거래된 매물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팔리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주택 경매장에 모인 인파로 기사 내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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