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성탄과 연말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연인끼리, 가족끼리 손을 잡고 그저 성탄 분위기가 넘쳐나는 거리를 걸어다는 것으로 충분하다. 맨하탄 쇼윈도의 장식이나 트리, 조명 등은 그 자체가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연말 볼거리를 제공한다. 두꺼운 옷으로 단단히 차려입고 편한 신발을 신고, 대신 모자와 목도리 등 액세서리는 살짝 멋을 부려도 좋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과 눈이 마주치면 반갑게 ‘메리 크리스마스’를 교환한다. 걷다가 배가 고프면 비싼 식당에 꼭 들어갈 필요도 없다. 델리에서 뜨거운 스프와 빵을 먹거나 다양한 쿠키와 차가 제공되는 제과점에 들어가면 된다. 오히려 새롭게 찾아야 하는 장소들은 없다. 트리와 조명이 멋있게 장식되어 있어 늘 연말이면 꼭 가게 되는 곳을 찾아 일종의 ‘연말 의식’을 치루는 것이 뉴욕의 성탄 풍경이다.
* f라커펠러 센터
뉴욕 크리스마스 트리의 지존은 역시 라커펠러센터 트리. 올해 록펠러센터(30 Rockefeller Plaza)는 76피트 높이에 3만개의 등, 2만 5,000개의 크리스탈 그리고 스와로브스키 별이 장식하고 있다. 발디딜틈 없이 몰려드는 인파는 늘 감안해야 하지만 인파속에 묻히는 자체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
* 자연사박물관과 메트 뮤지엄
자연사 박물관(Central Park West at 79th St) 로비에 세워진 트리의 올해 컨셉은 오리가미(origami)다. 오리가미는 일종의 일본식 종이접기 공예로 일반 참가자들이 만든 500여개의 종이가 장식되어 있다. 트리를 본 후 박물관내 특별전을 둘러보면 어린 자녀들에게는 더할나위 없이 즐거운 성탄 연휴.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1000 Fifth Ave at 82nd St), 파크 애비뉴 메모리얼 트리(Park Ave bet 54th & 97th St)는 공통적으로 천사를 주제로 한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 매디슨 스퀘어 팍
매디슨 스퀘어팍 트리(26th St between Fifth and Madison Aves)는 규모보다는 아담한 정취를 즐기기에 적당하다. 1926년부터 인근 부유층 주민들이 트리를 세웠다. 올해의 주제는 겨울소원으로 청색과 녹색, 핑크 데코레이션이다. 점심시간이면 1시간씩 줄을 서는 그 유명한 햄버거 벤더 ‘Shake Shack’이 공원내에 있다. 오후 4시경에 가면 줄을 가장 적게 선다.
* 링컨센터 스퀘어
링컨센터 트리(Dante Park, Broadway between 63rd and 64th Sts)는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장식으로 꾸며졌다. 2년간에 걸쳐 대대적인 주변 환경이 조성된(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링컨센터 플라자를 함께 감상하자.
* 브루클린 보로 홀
브루클린에서 가장 화려한 트리를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보로 홀(Brooklyn Borough Hall Plaza, Court St between Joralemon and Montague Sts) 40피트 높이. 주민들은 트리 감상 전후에 보통은 프로스펙트 팍을 찾는 것이 관례다.
* 세인트 존슨 성당 트리
연말이면 발도 디딜 수 없는 5번가의 세인트 패트릭 성당만을 보아 왔다면 조금 더 위로 올라가기를 권한다. 세인트 존 디바인 피스 성당은(1047 Amsterdam Ave at 112th St) 트리 뿐 아니라 인근한 공원 건축물과 성당내 분위기에서 더할 나위 없이 예술적이고 경건한 분위기를 제공한다.
* 브루클린 다이커 하이츠
브루클린의 다이커 하이츠(Dyker Heights. 83rd St to 86th St bet 10&12 Ave) 부근의 크리스마스 조명이 볼만하다. 29피트 높이의 장난감 병정과 대형 산타클로스, 스크루지 영감과 크리스마스 유령 등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 삭스 백화점
5 애비뉴 삭스 백화점(611 Fifth Ave at 49th St) 을 빼놓고 성탄 디스플레이를 말 할 수 없다. 트레이드마크인 대형 눈송이 조명이 색색으로 바뀌고 유명 사진작가 윌슨 벤틀리의 사진과 각종 전시물이 10층 높이의 이 건물을 빛내고 있다.
* 타임워너 센터
센트럴 팍 인근 콜롬버스서클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한 타임워너센터 (10 Columbus Circle at Broadway)는 건물 안과 밖을 모두 화려하게 꾸며놓고 있다. 특히 대형 로비 천정에 설치된 14피트 크기의 별 조명들은 청색과 적색, 노란색으로 빛을 바꾸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2층 베란다에서 조명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인파들이 계속 늘고 있다.
* 뉴욕 증권 거래소
맨하탄 최남단까지 내려가 본 적이 오래되었다면 연말을 한번 찾아봐도 좋을 듯. 월 스트릿의 뉴욕증권거래소 (Broad St between Exchange Pl and Wall St) 앞에는 록펠러센터 트리 다음으로 높은 65피트 나무에 1만개의 전등과 250개의 볼이 장식되어 있다. 특히 꼭대기 별은 6피트 크기의 100파운드나 나가는 대형 장식이다. 인근한 배터리 팍을 찾아 자유의 여신상을 멀리
서 감상하거나, 페리를 타고 다녀오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 그랜드 센트럴 역
그랜드 센트럴 역에서 헐리데이 라이트 쇼를 매 30분마다 펼치고 있다. 크리스마스 캐롤과 기차 기적 소리와 함께 눈송이와 별, 그리고 뉴욕시의 랜드마크 모형들이 터미널 중앙의 125피트 높이 천장에서 빛을 낸다. 오전 11시에서 오후 9시까지. <박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