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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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20분 간의 전쟁

2009-12-1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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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주 원장 /베이사이드 이튼치과

치과적으로 볼때 우리는 매번 음식을 섭취할 때 마다 20 분간의 전쟁에 뛰어들게 된다. 바로, 충치를 유발시키는 박테리아와의 전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20분인 이유는, 음식 섭취후 박테리아가 그 음식으로 인해 최고로 번식하는데 까지의 시간이 평균적으로 20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입안에는 통상적으로 수백여 가지 박테리아가 살고 있고, 그중에 뮤탄트종 (Mutan Streptococcis) 이 치아의 충치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박테리아로 알려져 있다. 흔히 치과병원에 붙어있는 충치예방 만화 포스터를 보면, 치아에 붙어있는 병균이 무시무시한 삼지창을 들고 치아를 갉아 먹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애벌레가 솔잎을 갉아 먹듯이 병균이 직접 입으로 치아를 갉아 먹는 것은 아니다. 박테리아가 배설하는 산성물질로 인해 일종의 부식현상이 치아표면에 형성되는 것이다. 뮤탄트 종을 비롯한 다른 박테리아는 구강내에서 서식을 하고 있다가 어떠한 음식물을 만나게 되면, 영양분 공급을 받게되어 그 숫자가 급격히 증가 하게 되고, 이에 따라서, 배설물의 양이 덩달아 증가 하며, 그 결과로 생기는 것이 충치인 것이다.


충치는 정말 미약하게 시작한다. 치아 표면은 에나멜(법랑질) 이라는 자연이 만들수 있는 가장 단단면 생체조직으로 덮혀 있는데, 이런 조직도 강한 산성물질에는 부식될 수 밖에 없다. 일단, 에나멜에 미약한 구멍이 형성되고 나면, 충치가 그 안쪽을 구성하고 있는 덴틴이란 약한 조직으로 이전되고, 이때 부터는 매우 빠른 속도로 충치가 신경조직 까지 진행되는 것이다. 마치,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강타했을때, 터진 뚝방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긴 모습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치아에 충치가 생기는 위치는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첫번째는 음식물이 씹히는 굴곡진 표면, 두번째는 치아와 치아가 옆으로 서로 닫는 경계면이다. ‘칫솔질’은 굴곡진 표면을 청소함으로서 충치를 억제 하는 역할 이고, ‘치실질’은 치아와 치아사이의 음식물, 플라그 등을 제거함으로서 충치를 억제하는 수단이 된다. 치과의사들 마다 칫솔질과 함께 치실질을 동시에 권
유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것이다. 칫솔질 만으로는 충치예방의 충분한 방법이 될수 없다. 치실질 없이 칫솔질만 끝내고 나온다면, 이는 뜨거운 물에서 때만 불리고 정작 때는 밀지않고 목욕탕을 나오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 된다.

매 끼니 마다 20분간의 전쟁은 항상 시작된다. 20분이 다 지나기 전에 칫솔질과 치실질로 구강의 청결상태를 유지한다면, 누구나 충치와의 전쟁에서 승리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이 전쟁은 ‘The winner takes it all.’ 이 아니라, ‘The looser looses it all’ 인 것이 다른 전쟁과는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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