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정상의 장엄한 경관 ‘뿌듯한 정복감’

2009-11-2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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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산을 찾아서 - 데저트 디바이드 트레일

많은 산행인들이 샌하신토를 오를 때마다 그 풍요롭고도 장엄한 경관에 감탄을 금하지 못한다. 힘들게 오른 높은 봉우리에서 수천길 아래를 내려다보는 순간 등산인은 고된 수고를 잊고 영감을 떠올린다. 황량히 펼쳐지는 풍광이 지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모습에선 더욱 그렇다. 샌하신토 산맥에서 정상 정복 없이 그런 느낌을 갖는 곳이 이곳 데저트 디바이드 등산로이다.
등산로에서 왼쪽으로 메마르지만 부드러운 사막의 지형을 내려다보고 오른쪽으로는 빼곡한 수림과 호수를 볼 수 있는 곳이다. 시작점인 험버팍(Humber Park)에서 편도로 16마일을 걸어 애플 캐년(Apple Canyon)에 있는 스피틀러 트레일(Spitler Trail)로 내려오는 여정이다.
먼저 험버팍에서 새들(Saddle)까지(2.5마일) 온 후 5갈림길 중 맨 오른쪽에서 2번째 길(Caramba Trail)로 들어서야 된다. 이곳을 0.6마일을 걸으면 4갈래 길을 만난다. 이곳에서 오른쪽(Little Tahquitz Valley)으로 0.8마일을 걸으면 PCT 길을 만나게 되며 이후 PCT를 따라 계속 남하한다.
레드 타큇츠(Red Tahquitz)를 지나면서부터 남서쪽으로 험난한 산봉우리들이 이어진다. 샌하신토 산맥의 등뼈와 같이 죽 늘어선 South Peak(7884), Antsell Rock(7679), Apache Peak (7567) 봉우리들이 서 있다. 이곳을 일러 사막 분리점이라고 하는데 왼쪽으로는 팜 캐년(Palm Canyon)으로 떨어지는 사막지형이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호수와 초록의 나무숲이 펼쳐진다.
1977년 PCT를 만들기 전까지는 누구든 이곳에 쉽게 발을 들여 놓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PCT 길을 만드는 과정도 순탄치 않아 화강암 바위를 깨고 폭파하는 등 수년에 걸친 난공사 끝에 현재의 길이 완성되었다. 같은 화강암 바위를 잘라 만든 길이지만 하이 시에라(High Sierra)와 달리 이곳은 그리 위험해 보이질 않는다. 산등성이를 가득 덮고 있는 수목이 푸근하게만 느껴진다.
등산로 중간에 흔히 볼 수 없는 기암괴석들이 보인다. 저만치 산 아래에서 길게 뻗어 올라온 바위가 살갗을 드러내고 근육질을 뽐내는 듯하다. 공룡능선으로 이어지는 봉우리들을 하나씩 접다보면 오늘의 목적지인 애플 캐년 아래로 헤밋 호수가 간신히 나타난다.
산길은 봉우리들을 좌우로 돌아가며 나있는데 가을에는 단풍이 가득한 수림 사이로 들어서기도 한다. 아파치 픽(Apach Peak)을 지나기 전에 오른쪽으로 아무런 표식이 없는 등산로가 나온다. 이 길을 내려가면 사유지를 지나서 비포장도로를 통해 자동차까지 가게 된다. 그러나 이곳은 정상 등산로가 아니므로 PCT를 따라 약 1.5마일을 더 내려가서 Spitler Trail로 내려오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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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로에서는 사막지형과 울창한 나무숲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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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하신토 산맥의 공룡능선을 따라 PCT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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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오후에 황금빛으로 물든 단풍나무숲.


■ Desert Divide Trail

거리 편도 16마일
소요시간 9시간
등반고도 2,800피트
난이도 4(최고 5)
Season 4~11월
추천등급 5(최고 5)

■ 가는 길

자동차를 양편에 두고 커뮤트하는 산행이다. 아이들 와일드에 있는 험버팍 주차장에서 시작하되 또 다른 차량을 74Hwy 남쪽으로 Lake Hemet 지나기 전 왼쪽으로 나오는 Apple Canyon Road(코너에 Hurkeys Camp장이 있다)로 들어가 약 2.5마일 지점에 있는 Spitler Trailhead에 주차해 둔다.


<자료제공 김인호 calmount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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