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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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아주 옛날에는… (1)

2009-11-1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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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이주 원장/베이사이드 이튼치과

그 옛날, 클레오파트라 혹은 솔로몬 왕, 진시황제 등등은 치과치료를 받았을까요? 예전 어렸을 적 TV 에서 상영하던 ‘주말의 영화’를 떠올려 보면, 클레오파트라 혹은 다른 역으로 열연하는 대부분의 배우들의 치아는 깔끔하고 가지런했던 것으로 기억 됩니다. 물론 할리웃의 유명한 치과의사들이 알아서 예쁘게 관리를 잘 해주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진짜 그 당시 역사 속 사람들은 어떻게 이를 관리하고, 아프면 어떻게 대처하고, 이가 없으면 어떻게 했었을까요?
치아에 관련된 역사자료를 찾아보면, 고대 이집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독일의 한 대학에서 보관하고 있는 고대 이집트의 문서 (Ebers papyrus, 파피루스)에는 당시의 의료수준을 가늠케 해주는 여러 문장들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기원전 15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 문서에는 잇몸에 생기는 “물집”을 치료하는 “반죽” 에 대한 처방이 적혀있습니다. 대부분 곡물 혹은 꿀, 기름, 양파, 각종 식물, 납 등등을 적당 비율로 섞은 반죽을 상처부위에 발라서 통증을 줄이고자 했다고 합니다. 또한, 칼이나 벌겋케 달군 금속으로 물집을 치료하는 방법도 찾아볼 수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물집” 이란 치아의 뿌리끝에 생긴 감염으로 인해 고름 혹은 피가 잇몸 밖으로 새어나오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를 두고, 치과의사들은 누관 혹은 피스츄라(Fistula) 라고 합니다. 또한, 당시 이집트의 바로 옆동네였던 페니키아 (Phoenicia) 유적에서는 치아가 빠진 부분에 다른사람의 치아를 금줄로 얼기설기 엮어서 끼어넣은 고대 “브릿지” 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특이한 것은 그 브릿지의 형태가 1900년대에 힌두 사람들이 제작한 브릿지와 매우 유사한 형태여서 더욱 놀라웠다고 합니다. 지금과는 다르게, 당시 치과치료는 부유층의 전유물이었을 것으로 추론됩니다. 따라서, 만일 클레오파트라가 치통이 있었다면, 혹은 이가 빠졌었다면, 위에서 기술한 방법을 쓰지 않았을 까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책들 중 하나인 구약 성경에도 치아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타나 있습니다.

물론, 이집트의 문서에서처럼 치료방법을 기술하기 보다는 치아의 중요성, 치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문구들입니다. 솔로몬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의 치아를 일컬어 “털을 깎으려고 목욕하고 나온 양떼와 같이 희고, 가지런하며, 빠진 곳이 없구나” 하며 찬사를 보냈습니다. 화이트닝과 교정치료, 보철치료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기술한 최고(最古)의 문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외에도 시편, 잠언, 예레미아서 등에 보면, 이가 아플 경우 얼마나 견디기 힘든지에 대해 비유적으로 묘사해 놓은 문구를 만나게 됩니다. 그렇다면, 지혜가 뛰어났던 솔로몬왕은 그 옛날 이미 치아의 중요성을 깨닫고, 구강청결에 남달리 노력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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