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우려 접종 포기 한인들도
한국 연예인 아들 사망소식에 ‘혼란
신종플루 예방접종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뉴욕·뉴저지 한인들의 고민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어린 자녀가 있거나 임산부가 있는 가정일수록 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한동안 예방접종 후 부작용을 둘러싼 온갖 소문이 무성하자 아예 접종을 하지 않기로 결심했던 가정들조차 며칠 전 한 한국 연예인의 어린 아들(7세)이 신종플루로 급사한 소식을 접하고는 하루에도 수백 번씩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붙잡고 애만 태우고 있다. 예방접종을 하자니 부작용이 걱정되고, 안하자니 언제 어떻게 감염될지 불안하기 때문이다.
학부모 박모(우드사이드 거주)씨는 “자칫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예방접종을 맞히지 않기로 했던 내 자신을 자책할 것 같아 마음을 바꿨다. 하지만 정작 소아과에서는 백신이 벌써 동났다며 기다리라고해 지금은 오히려 미리 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학부모 문모(베이사이드 거주)씨는 “일반 독감접종만 맞히고는 신종플루 백신에 대한 신뢰성이 없어 아예 생각도 안했었는데 최근 급사한 한국의 연예인 아들도 예방접종을 안 받았었다니
솔직히 지금은 어찌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게다가 9일 퀸즈 사우즈 오존 팍의 PS 124 초등학생 16명이 예방접종을 받고 난 뒤 두통과 구토 등 부작용을 호소하다 이중 3명이 급기야 응급실로 실려 가자 한인학부모들의 고민은 극에 달하고 있다.
한인학부모들이 모이는 곳마다 신종플루 예방접종을 두고 여지없는 찬반논란이 벌어지고 있고 동시에 인터넷을 타고 예방접종은 물론, 신종플루 치료약으로 알려진 ‘타미플루’에 대한 부작용의 위험과 예방접종 후 불쾌한 경험담이 무성하게 떠돌면서 학부모들의 결정을 더더욱 망설이게 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에서는 예방접종 후 오히려 열이 나고 구토와 두통이 심해졌다는 얘기에서부터 타미플루가 자살을 유발한다는 얘기며, 집단으로 예방접종을 받은 후 자폐아가 늘었다거나, 근육신경계통 이상으로 팔 근육이 뻐근해졌다는 둥, 의사친구들도 정작 자식들에겐 예방접종을 안 하라는 얘기 등이 떠돌고 있다.
신종플루 백신도 연방식품의약국(FDA)이 승인 마지막 단계에서 예방 접종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하는 것이어서 결국 국민들이 마루타 노릇을 하고 있다는 극단적인 표현마저 나돌고 있다. 백신도 부작용과 효과에 문제가 심각해 조만간 회수조치 될 것이란 뉴스가 실제로 보도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첫 아이를 임신한지 31주째라는 예비엄마 정모씨도 “아무래도 조심스러워 예방접종을 받지 않고 있었는데 얼마 전 인근 병원에서 24주된 산모가 신종플루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덜컥 겁이 나 예방접종을 받기로 예약을 해 둔 상태지만 잘한 결정인지 영 모르겠다”며 여전한 망설임을 보였다.
방은숙 소아과 전문의는 “근거 없는 소문에 귀를 기울일수록 학부모들의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예방접종이나 치료약(타미플루)의 부작용이 무서워 회피하다가 자칫 큰일을 당하는 것이 더 어리석은 행동이다. 신종플루 증상이 의심된다면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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