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크리스마스 캐롤’ (A Christmas Carol)

2009-11-06 (금)
크게 작게
★★★½(5개만점)

잠든 스크루지에게
크리스마스 귀신이…

찰스 디킨스 원작 ‘동작포착 입체 만화영화’로


할러데이 시즌의 단골 영화로 찰스 디킨스의 소설이 원작인 이 작품은 이번에는 동작포착 입체 만화영화로 만들어졌다. 컴퓨터 기술이 뛰어난 영화로 이런 신기술을 이용해 탐 행스가 나온 ‘극지대 특급열차’와 앤젤리나 졸리가 주연한 ‘베어울프’를 만든 로버트 즈메키스가 감독했다.

이번에는 짐 캐리가 자린고비 에브네저 스크루지로 나오는데 그를 비롯해 다른 유명 배우들의 얼굴이 컴퓨터로 지나치게 변형돼 누가 누구인지를 알아볼 수가 없고 또 배우들의 얼굴 표정연기도 즐기기가 힘들다. 목소리를 듣고서야 배우의 신원을 확인할 수가 있는데 코가 뾰족하고 턱이 앞으로 튀어나온 캐리를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인 밥 하스킨스와 칼린 퍼스 그리고 게리 올드맨과 캐리 엘웨스 및 로빈 라이트 펜 등의 얼굴은 전연 알아보기가 힘들다.

그러나 잘 알고 있는 재미있는 얘기와 눈부신 특수효과 및 훌륭한 미술과 세트 등 여러 가지로 할러데이 시즌에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다. 그런데 아주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는 좀 무섭다.

19세기 산업혁명 시대의 런던. 영화는 처음에 스크루지(짐 캐리는 스크루지 외에도 세 귀신의 음성연기를 한다)가 사망한 관 속의 동업자 말리의 두 눈 위에 놓은 동전을 회수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박봉에 시달리는 자기 사무소 서기 밥 크래칫(게리 올드맨 역시 말리와 밥의 병약한 어린 아들 타이니 팀의 음성연기도 한다)이 크리스마스 하루를 쉬는 것이 못마땅해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

스크루지는 어찌나 반사회적 인간인지 착한 조카 프레드(칼린 퍼스)의 크리스마스 만찬 초청마저 거절하고 기부금을 받으러 온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가 도대체 뭐 말라비틀어진 날이냐”며 내쫓는다.

이어 잠이 든 스크루지에게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크리스마스 귀신이 찾아온다. 이 과정(미술과 특수효과가 대단하다)에서 스크루지는 죽을 고생을 하면서 공포와 후회에 시달리고 마침내 자기가 얼마나 나쁘고 몰인정한 사람이었나를 깨닫고 크리스마스를 축하하는 새 사람이 된다. 로빈 라이트 펜은 스크루지가 과거로 돌아가 만나는 옛 애인으로 나온다.

지나치게 배우들의 얼굴을 컴퓨터로 변형시켜 감정적 온기를 느끼기가 힘든 것이 아쉽지만 가족용으로 권한다. 스크루지 영화는 과거 수없이 많이 만들어졌는데 그 중에서 가장 뛰어난 것은 앨라스테어 심이 나오는 영국 영화다.
PG. Disney. 전지역.

박흥진의 영화 이야기 / hjpark@koreatimes.com

HSPACE=5
자린고비 스크루지(짐 캐리)가 크리스마스 귀신의 방문을 받고 겁에 질려 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