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택은 장기 보유해야 이익

2009-10-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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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이후 매년 4% 올라
물가 상승률 앞질러
수수료 등 부대비용 감안
단기 보유땐 손해볼수도

최근 주택 시장의 침체 탓에 부동산 투자에 대한 열기가 싸늘해졌다. 불과 2~3년전만해도 절대 꺼지지 않을 것만 같던 주택 시장이 안전한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었다.


하지만 기간을 좀더 늘려 주택 가격을 분석해보면 여전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장기 투자처로서 역시 부동산만한 곳이 없다는 이야기다. 주택 가격은 2차대전 이후 해마다 평균 4%씩 올랐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 효과와 세금 혜택 등을 감안하면 주택을 소유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더욱 많아진다.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사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내 주택 가격은 1940년 이후 매년 평균 4%씩 꾸준히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집계를 시작한 1968년 이후 전국의 중간주택가격은 2만100달러에서 지난 8월 19만5,2000달러로 약 10배나 껑충 뛰어 올랐다.

최근 주택 가격이 2006년에 비해 전국적으로 약 30%정도 하락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하지만 달력을 그 이전으로 되돌려 보면 주택 가격이 여전히 많이 오른 상태인 것을 알수 있다. 주택 가격이 마치 하룻밤 사이에 치솟는 주식 가격처럼 오르던 90년대말 주택을 구입했다고 치자.

연간 평균 8~9%씩 집값이 오르던 당시 주택을 구입해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2006년 이후 주택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산을 보유하고있는 주택 소유주가 많다.

부동산 투자는 ‘레버리지 투자’다. 대부분 주택 가격의 일부만 다운페이먼트 형식으로 지불하고 나머지는 차입에 의존하는 투자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 투자 수익률이 불어나는 투자 기법이다. 만약 원금의 10%를 다운하고 구입한 주택의 가격이 2배로 오른다면 투자 수익률이 1,000%에 달하는 그야말로 ‘고수익 투자처’인 셈이다. 예를 들어 20만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하는데 2만달러를 다운하고 나머지는 융자를 얻어 해결했다고 하자. 만약 집값이 2배인 40만달러로 오른다면 투자원금 2만달러로 22만달러를 벌어들여 수익률이 약 1,000%에 달하는 계산이 나온다. 주식 투자로 따지면 주당 40달러짜리 주식이 440달러로 뛰어오른 셈이다.

과거 주택 가격의 하락세를 보면 단기 부동산 투자로는 그다지 높은 수익을 올리기 힘듬을 알 수 있다. 주택 가격의 추이를 보여주는 S&P케이스실러 지수 중 10대도시 주택 가격지수를 살펴보면 과거 주택가격의 하락세는 최소 6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90~91년 주택 가격이 곤두박질 친 뒤 본격적인 상승세로 접어들기 시작한 97년 이전까지 주택 가격이 그다지 큰 폭으로 상승하지 않았다. 만약 지금이 주택 가격이 바닥이라고 판단돼 투자 목적으로 구입에 나선다면 적어도 수년이 지난 후에야 투자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택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것 중 하나가 주택 임대다. 하지만 최근 집값이 많이 하락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 소유 비용이 임대 비용보다 오히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나 주택 구입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이코노미닷컴에 따르면 최근 전국의 주택 가격 대 임대료 비율이 약 10으로 떨어졌다. 비율은 주택 가격을 1년치 임대료로 나눈 것으로 9미만이면 주택 구입이 유리하고 이상이면 임대하는 편이 유리하다. 이 비율은 2005년 15까지 치솟았다가 최근 주택 구입이 유리한 비율인 9에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86년 이후 평균 비율은 항상 9에 머물러 장기적으로 주택 구입이 임대보다 언제나 유리함을 보여준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주택 가격이 단기간내에 상승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업률, 차압사태, 매물 재고량 등으로 2010년까지 오히려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케이스 실러 지수의 고안자인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는 앞으로 5년간 집값이 현재 수준에서 제자리 걸음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여러 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장기 투자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한다면 투자 수익률과 기타 주택 소유로써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많아 안전한 투자처로서의 제몫을 해낼 수 있다.

■용어설명

*헤지(Hedge) 투자: 가격 변화에 따른 손실을 막기 위한 분산 투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다른 보유 자산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만약 보유 자산의 가치 상승률이 인플레이션율보다 높으면 인플레이션에 따른 자산 가치의 손실폭이 줄어든다.

*레버리지(Leverage) 투자: 레버리지는 ‘지렛대’라는 의미로 차입을 뜻한다. 차입으로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투자 기법이다. 저금리로 차입해 수익성이 높은 투자처에 투자하면 이자를 갚고도 수익을 남길 수 있다. 저금리 시대나 경기가 호황일 때 효과적인 투자법이라고 할 수 있다.

<준 최 객원기자>

HSPACE=5
최근 주택 가격이 많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을 장기 보유한 소유주들의 부동산 투자 수익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이 주택 구입시 투자 수익을 고려한다면 장기 보유할 것을 권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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