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인종 문화까지 읽는 메뉴 개발 주력”

2009-10-2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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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나리’ 레스토랑만의 특별한 한식

#새로운 코리언 아메리칸 푸드 지도를 꿈꾸다

현재 그녀는 개나리 레스토랑(대표 윌리엄 신) 수석 셰프다. 지난 해 방송을 끝낸 후 그녀가 세운 향후 5년 계획은 그녀만의 한식 또는 데비 식 코리언 아메리칸 푸드를 개발하고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것이란다. 그리고 바로 지금 데비는 ‘개나리’에서 그 첫발을 떼고 있다.

개나리에서 선보이는 그녀의 한식은 아주 각별하고도 특별하다. 그녀가 얻은 자신감의 오랜 결정체 같은 반짝반짝 빛을 발하는 요리들이 즐비하다. ‘된장 소스를 얹은 은대구 조림’ ‘갈비찜’ ‘마마 리스 치킨 앤 세서미 덤플링’ 등과 같은 그녀 특유의 요리들이 맛깔 나게 설명돼 있다. 물론 갈비구이, 불고기, 돼지 불고기, 양념치킨 등과 같은 일반적인 한식들도 준비 돼 있다.


“이곳 고객들의 80% 이상이 백인들이죠. 영화나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문화 예술 쪽 젊은 고객들이 주를 이룹니다. 이미 한식을 먹어 본 이들도 많아 한식 자체에 대한 거부감은 없지만 문제는 그들을 사로 잡는게 관건이겠죠. 그러기 위해선 보다 더 상세한 메뉴 설명과 그들의 문화까지 읽는 요리를 계속 개발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곳에 오면 빼놓을 수 없는 메뉴. 바로 디저트다. 데비는 디저트가 가장 자신없는 분야라고 손사래 치지만 ‘매운 초컬릿 크렘블레’ ‘소주 민트를 얹은 팥빙수’ ‘초컬릿을 곁들인 누룽지’와 같은 한식 다과에서 응용한 디저트는 보는 순간 탄성을 지르게 한다. 물론 맛에 있어서도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환상적이다. 달지 않으면서도 풍부한 맛이 디저트 매니아들이라면 한번쯤 꼭 먹어봐야 후회하지 않을 듯 싶다.

산을 올라가지 않은 이들은 모른다. 그 산이 얼마나 험난한지, 그 산의 계곡이 석양 무렵 얼마나 고즈녁하고 눈부시게 빛을 발하는지. 우리 역시 모른다. 그녀가 그 방송을 통해 어느 지점에서 아파하고 힘들었는지, 어느 순간 행복했는지.

다만 짐작컨대 그녀는 짧지도 그리 길지도 않은 자신의 마흔 해 인생 전부를 걸고 요리를 하고 있다는 것 정도다. 그러나 분명한 것 한가지는 그녀의 요리에선 그녀만의 즐거운 상상력과 유쾌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즐거운 식사로의 초대, 데비 리가 꿈꾸는 식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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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배 코슬로를 곁들인 갈비(pimento garlic rubbed ri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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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호박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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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을 두른 가래떡(rice rumaki)


▲‘개나리’주소: 9540 Washington Blvd. Culver City
문의: (310)838-3132, gyena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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