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망할 놈의 유나이티드’(The Damned United)

2009-10-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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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설적 축구감독 브라이언 클러프 전기


1970년대 초반 영국 축구의 전설적 매니저로 이름을 날렸던 고 브라이언 클러프(2004년 사망)의 전기영화로 축구 장면은 기록필름으로 보여주는 짧은 몇 장면 밖에 없다. 대신 영화는 화려한 말솜씨와 태도 그리고 축구 매니징에 특출 난 형안을 지녔던 클러프의 생애 중 1968년부터 1974년까지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그의 인간성과 야심을 묘사했다.

이와 함께 클러프와 떨어질 수 없는 사이였던 그의 부매니저 피터 테일러와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다루었다. 남자들 간의 우정과 팀웍, 경쟁의식과 명예와 의리에 관한 얘기로 경쾌하면서도 실팍한 드라마다. 문제는 축구팬이나 볼 영화라는 사실.

서민층 출신의 클러프(마이클 쉰)와 지혜와 전문 지식으로 클러프를 옆에서 조용히 돕는 테일러(티모시 스팔)는 리그의 꼴지 팀인 더비 카운티의 매니저들. 이들은 뛰어난 능력으로 더비를 조 수위까지 끌어올리면서 천적인 리즈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다. 유나이티드의 매니저는 선수들에게 아버지 같은 돈 레비(콤 미니)로 클러프는 레비에게 오랜 한을 품고 있다.

그런데 레비가 영국 월드컵 팀의 감독이 되면서 유나이티드의 매니저 자리에 클러프가 발탁된다. 그러나 클러프는 팀을 맡자마자 선수들이 존경하는 레비에 대해 갖은 악담을 해대는 대다가 선수들을 더티 플레이어라고 비하하는 바람에 팀의 사기를 완전히 죽여 놓는다. 게다가 클러프는 자기 야심만을 위해 테일러와 함께 맡기로 했던 브라이튼팀에 대한 약속을 저버리면서 테일러와 헤어지고 혼자 유나이티드를 감독한다. 테일러의 도움 없는 클러프는 맥을 못 춰 유나이티드는 연전연패하고 클러프는 매니저 취임 44일만에 해고당한다.

클러프는 테일러와 화해를 하고 둘이 다시 함께 일하면서 비로소 제 실력을 발휘하는데 둘은 무명팀인 노팅엄 포레스트를 떠맡은 뒤 두 차례나 유로피언컵 챔피언으로 올려놓았다. 클러프는 테일러가 은퇴한 뒤에도 계속해 포레스트의 매니저로 일하면서 이 팀을 1989년과 1990년 잇달아 리그챔피언으로 만들었는데 이런 업적은 지금까지 전무후무한 것이다.

캐멜레온 같이 맡은 역마다 기막히게 변신하는 쉰(‘여왕’ ‘프로스트/닉슨’)이 뛰어난 연기를 하고 스팔과 미니 그리고 더비팀의 주인 역의 짐 브로드벤트도 모두 잘한다. 탐 후퍼 감독. R. Sony Pictures Classics. 랜드마크, 플레이하우스 7(626-844-6500), 타운센터 5(818-981-9811), 사우스코스트 빌리지(714-557-5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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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축구의 전설적 매니저 브라이언 클러프 역의 마이클 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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