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추억의 맛’… 칼로리도 낮아

2009-10-0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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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게더 아이스크림

갑작스런 추억 앞에선 누구나 무장해제 된다.

길가다 우연히 듣게 된 10년 전 유행가요(물론 각종 사연이 얽힌)에서부터 살짝 스친 낯선 사람에게서 맡은 옛 연인의 향수라든가 하는 추억과 관련된 것들 앞에선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주 잠깐이나마 넋을 놓게 되니까 말이다.

그게 어디 청각과 후각 만이겠는가. 때론 미각도 그러하다. 그러나 후각과 청각은 100% 똑같기 쉽지만 맛은 그렇지 못하다. 20년 전 어느 산골 허름한 식당에서 먹은 수제비, 30년 전 어머니가 끓여준 김치 찌개, 십 수년 전 학교 앞에서 먹은 떡볶이 등 알싸한 추억을 가진 먹거리들은 끈질긴 추적 끝에 어찌어찌 먹는다해도 바로 그 시절 그 맛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후각이나 청각보다 미각이 더 예민할 수 도 있고, 무엇보다 입맛의 기록은 너무나 주관적이어서 본인조차 100% 기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마켓에서 발견한 투게더 아이스크림도 그런 복잡다단한 미각의 기록과 맞닿아 있다.

보는 순간 ‘투게더? 십 수년도 훨씬 전 한국에서 먹었던 그 아이스크림?’하고 집어든 순간, 포장만 살짝 바뀌었을 뿐이지 바로 그 아이스크림이 아니던가.

국산 아이스크림이라곤 ‘쭈주바’라든가 ‘캔디바’같은 빙과류가 전부이던 그 시절, 투게더는 본격적인 고급 아이스크림 시대를 연 대표주자였다. 그래서 1970년대 후반 혹은 80년 대 초반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낸 이들에게 투게더는 대표적인 고급 간식거리 중 하나로 기억된다. 1,000원 미만에서 출발, 지금은 한국에서 6,000원에 팔린다는 이 아이스크림은 진화와 진화를 거듭해 그 시절 바닐라 맛 하나이던게 딸기 맛과 녹차 맛에서부터 카카오 무스, 아몬드까지 총 5까지 맛이 나와 있다.

1974년 첫 출시된 투게더는 100% 한국산 우유로 제조됐다는 사실만으로 당시 한국 아이스크림 시장에 센세이션을 불러왔는데 그 이후 포장과 이름에 조금씩의 변화가 있어 왔지만 30년 넘게 한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2007년 이후 한국 능률협회가 선정한 아이스크림 부문 고객 만족도 3년 연속 수상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하루가 다르게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제치고 한국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미국산 아이스크림, 그것도 하겐다즈와 비교하면 크리미하면서도 풍부한 맛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칼로리는 하겐다즈의 1/3(1인분에 90칼로리)정도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을 때 추천할 만한 간식 거리다. 6.99달러.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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