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한방 - 이민 스트레스가 주는 두통
2009-10-06 (화) 12:00:00
얼마 전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던 댄스그룹의 멤버가 인터넷에 올린 모국에 대한 비난을 이유로 여론에 못 이겨 탈퇴하는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이 멤버는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일명 트윙키로 모국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많은 혼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미국사회에 발을 딛게 된 것이 얼마 되지 않지만, 이 아이가 겪었을 스트레스와 혼란은 가히 짐작할 만합니다. 또한 이 아이의 부모를 포함 지금 미국에 살고 있는 부모 세대 역시 분명 한국에서와는 다른 직업환경, 언어장벽, 양육방법 등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왔을 것입니다.
스트레스가 주는 대표적인 통증 질환에는 두통을 들 수 있습니다. 특히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에는 스트레스가 원인일 경우가 가장 많은데, 이럴 경우에는 비단 머리만 아픈 것이 아니라 목, 어깨 등이 만성적으로 뻐근하고 무거운 것이 특징입니다. 이민, 유학 등으로 오는 스트레스는 한국 생활과는 질적·양적으로 다른 종류인 데다가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미국 문화 속에서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한정적이다 보니 우리 주변에는 ‘스트레스성 두통’으로 고통 받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스트레스성 두통’을 한의학적으로 보면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에 화(火)가 많아지고, 심장에 쌓인 화가 위로 올라가면서 어깨와 목이 굳어지고 머리를 싸고 있는 두피의 근육까지 경직되어 머리가 아프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성두통 환자의 목과 어깨를 만져 보면 유난히 딱딱하고, 잘 돌아가지 않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다르게 표현하자면 ‘긴장성 두통’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이러한 두통의 치료는 내부적으로는 심장의 화기를 꺼줄 수 있는 한약을 복용하고, 생체역학적으로는 머리와 목을 지지하고 있는 견갑대의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침으로 경직된 목과 어깨의 근육을 풀어주고, 균형을 찾아줄 수 있는 VST 침법을 병행하게 되면 만성적인 두통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됩니다. 세 아이 출산 이후 편두통이 심해 한 달에 절반 이상 약을 복용해 오던 미국인 미쉘 역시 VST 침 치료로 두통이 사라지는 한편 무거웠던 어깨가 가벼워져 숙면을 취하는 치료 효과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모든 두통이 스트레스에만 그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스트레스가 주원인이 아니라면, 턱관절이나 경추(목뼈)를 살펴보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치아 교합이 불안정하거나 씹는 습관, 턱 괴기 등 생활습관 등으로 자신도 모르게 턱관절이 비뚤어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턱관절이 틀어지게 되면 목뼈와 두개골도 함께 틀어지기 쉽습니다. 목뼈가 틀어지게 되면 머리 쪽으로 올라가는 신경과 혈관이 압박되어 두통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때는 목 주변과 두피의 근육에 침 치료만 해주어도 두통이 함께 치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소 두통이 잦다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하나 알려드릴까 합니다. 양 손을 깍지 끼고 목 뒤로 가져간 후 양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목 양 옆을 시원하게 꾹꾹 눌러보세요. 아마 두통뿐만 아니라 경직된 목 부분이 시원해질 것입니다. 일과 후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즐길 때도 따뜻한 대화와 함께 서로 지압을 해준다면 하루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날릴 수 있지 않을까요?
이종화 <삼라 디스크전문 한방병원 부에나팍 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