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호텔 그라운드 제로 (2)

2009-10-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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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워싱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변호사 프랭크는2001년 9월 11일, 세계무역 쎈터 옆의 매리엇 호텔에 투숙했으나, 아침 8시 46분에 발생한 첫번째 비행기 충돌사고를 모른채 계속 자신의 11시 스케쥴에 골몰하고 있었다. 17분 후인 아침 9시 03분! 제 2의 비행기가 남쪽 제2 타워를 들이 받으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이 사고가 계획적인 테러공격임을 깨닫고 경악하고 있었으나, 프랭크는 여전히 19층의 호텔방에서 아무것도 모른채 고객과의 11시 약속만 생각하고 있었다.

갑자기 바깥 공기가 소란스럽고 산만하다고 느낀 프랭크는 이 호텔이 너무 시끄럽고 자신에게 부적합하다고 생각되어, 차라리 다른 호텔로 옮기는것이 좋겠다고 결정하고 천천히 짐을 챙기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호텔 로비에 전화하여 포터를 불러야겠다고 생각하였다. 9시 59분! 바로 그 순간 천지를 진동하는 듯한 굉음과 함께 세계 무역 쎈터 남쪽의 제2타워가 무너져 내리면서 매리엇 호텔을 덮쳤다.

프랭크는 마치 거대한 기관차가 맹렬하게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듯한 요란한 소리를 들었고, 또 전기불이 꺼져 암흑으로 변한 실내에서 순간적으로 정신이 아득하였다. 호텔은 이 충격으로 건물의 중앙이 완전히 함몰되고 북쪽과 남쪽끝 두군데만 겨우 지탱하고 있었다. 그나마 건물의 남쪽 끝이 무너지지 않고 남게 된 이유는, 1993년 2월에 발생하여 100여명의 사망자와 600명 가량의 많은 부상자를 발생시켰던 무역쎈터 지하 파킹장 폭파 테러 사고때, 매리엇 호텔의 남쪽 부분도 많은 피해를 입었는데, 이후 약 1년 반 이상에 걸쳐 대대적인 건물 보강공사를 하였기 때문이었다. 같은 시각, 호텔의 맨 윗층인 22층까지 올라와 투숙객들을 소개시키고 있었던 소방관 팀장 “제프 죤슨”과 그 일행은 갑작스럽게 무너져 내린 제2 남쪽 타워와 함께 호텔의 붕괴로 인하여 동료 소방관 “루빈”을 잃었다.


그리고 두동강이 나서 무너져 버리고 남은 매리엇 호텔의 남쪽에서 급히 19층까지 내려와 계속 소개작전을 하고 있었다. 이윽고 정신을 차린 “프랭크”는 누군가가 밖에서 심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방문을 열었다. 복도에는 제프 죤슨 소방관을 비롯한 몇명의 소방관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프 죤슨” 팀장과 그의 소방관들은 “프랭크”와 수명의 투숙객들을 계단으로 인도하여, 황급히 건물을 빠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들 일행이 3층까지 내려 왔을때 그들은 유리창 밖으로 어지럽게 높이 쌓여 있는 파괴된 콩크리트와 철근 구조물들을 보면서도, 그것이 무너져 내린 세계무역 쎈터의 잔해인 줄 몰랐다. 그들은 그것이 단지 매리엇 호텔이 무너져 내린 콩크리트 더미로 생각했다. 그들이 2층으로 내려 온 아침 10시 28분! 이번에는 더 큰 굉음과 함께 무역쎈터의 북쪽 제 1건물이 내려앉았다. “하느님 맙소사! 하루 아침에 두번씩이나!” “프랭크”는 속으로 그렇게 부르짖으며 신음하였다. 그리고 “마침내 나도 이곳에서 죽는구나?!”하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산사태처럼 무자비하게 와르르 쏟아져 내려온 무역쎈터 1건물의 철근과 콩크리트의 엄청난 무게와 충격때문에 매리엇 호텔의 나머지 부분도 모두 무너져 내려 앉았지만, 3층 아래의 일부 공간은 마치 계단 밑의 공간처럼 더 이상 무너지지 않았다. 93년과 94년도의 철저한 보강공사가 그들을 살렸던 것이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프랭크”와 “제프” 그리고 그의 소방대원을 비롯한 생존자 14명은 그곳에서 구조대원들에 의하여 구조되었다. 940명의 투숙객이 머물러 있었던 매리엇 호텔은 세계 무역 쎈터의 연쇄 붕괴사고로 인하여 함께 완전히 파괴 함몰되었고, 이사고로 40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부분의 희생자들은 소방관들 이었다,,,. 그리고 1년 반이 지난 2003년 봄! “프랭크”는 지난 9.11사태 때 자신을 구출해 준 “제프 죤슨 부부”를 자신의 딸 결혼식에 초청하여 그 부부를 모든 하객들에게 소개하고 치하한 후 감사의 잔치를 베풀었다.

그러나 “제프 죤슨은 여전히 자신의 잃어버린 동료 “루빈”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적시고 목메어 하였다.

*그라운드 제로: 폭탄이 떨어진 바로 그 지점을 일컫는 말.

키 한 / 뉴스타 부동산 토랜스 지사장
(310)968-8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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