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 약속을 작게 하라

2009-09-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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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LA 한인타운에 가서 식사를 했다. 내가 간 가게는 신문에 크게 광고를 하는 무제한 고깃집이었다. 불경기로 인해서 매상이 줄어서인지 요즘 웬만한 고깃집은 모두 무제한 서비스를 한다. 그리고 가격도 점점 내려가 이제는 10달러 이하의 가게까지 생겨나고 있다.

내가 간 가게도 예전에는 손님이 많아서 저녁 시간에는 줄을 서서 기다렸지만 이번에 갔을 때는 한산했다. 나는 신문에 광고를 하는 무제한 메뉴를 주문했다.

역시 이렇게 주고도 남을까 할 정도로 음식이 많이 나왔다. 그런데 식사를 하면서 음식 가짓수는 많지만 맛있다 하는 음식은 없었다. 물론 나도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으로 볼 때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 고기를 무제한으로 준다는 것은 힘든 장사임에 틀림없었다. 그러나 음식을 먹으러 오는 손님은 푸짐하기도 하고 맛있는 것을 바라고 온다. 그리고 아무리 싸고 양을 많이 주어도 맛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단골손님이 되지를 않는다. 그래서 많은 식당 주인들이 광고를 하면 손님이 확 몰리지만 안 하면 다시 썰렁해진다고 하소연을 한다. 그것은 손님이 단골로 연결되지 못하고 일시적으로 한번 오는 손님만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렇게 불경기로 인해서 파격적인 가격으로 손님을 끓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떻게 단골을 만들 수 있을까? 쉽지 않은 문제지만 나는 우선 약속을 작게 하고 만족도는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경험해본 결과 손님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약속한 광고대로 음식이 나오지 않는 경우이다. 특히 광고 사진의 내용과 음식을 주문했을 때 나오는 음식이 차이가 있으면 가게의 신뢰도는 많이 떨어진다. 하지만 내 경우에도 새로운 음식을 광고하거나 세일을 할 때는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손님을 모으고 싶어서 약간의 과장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그런 작은 과장이라도 그것은 후에 손님들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결과로 내게 돌아왔고 그 손님들은 다시는 우리가게에 오지 않았다.

광고를 하고 세일을 하는 것은 단 한번만 손님을 오게 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그 손님들을 어떻게든 우리 가게에 한번 오게 하고 그것이 발판이 되어 단골로 연결되게 하려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그러면 그 목표를 생각한다면 무리한 약속은 절대 손님을 만족 시킬 수가 없다. 그보다는 약속은 작게 하고 일단 손님이 왔을 때 그 손님의 기대치 보다 더 잘해준다면 그 손님은 우리가게의 서비스와 음식에 만족하고 단골이 될 확률이 높을 것이다. 약속을 크게 한다는 것은 손님의 기대치를 높이는 결과이다. 그리고 기대가 높으면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실망이 큰 것은 당연한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세일을 하고 대대적인 광고를 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무리하지 않게 손님에게 약속을 해라. 그리고 그런 광고와 세일 때문에 우리가게를 찾은 손님들을 기대치보다 더 만족시켜라. 물론 급한 마음에 파격적이고 공격적인 내용으로 손님들을 확 끌고 싶은 것은 식당을 하는 모든 사장님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그러나 식당은 단골이 쌓여서 손님이 손님에게 소문을 내줄 때 자리를 잡고 장사가 잘되게 된다. 약속은 작게 하고 손님들이 느끼는 만족도는 높여서 모든 식당들이 다 잘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 이것이 핵심

1. 과장된 광고는 한번은 손님을 오게 할 수 있어도 단골로 만들기 힘들다.
2. 내가 할 수 있는 정도로 작게 약속을 하고 더 크게 만족시켜라
3. 무슨 마케팅을 하더라고 손님이 단골이 되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라.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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