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 최상과 최악을 대비하라

2009-09-2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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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을 개업하면서 큰 성공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개업을 하자마자 손님들이 몰려오고 얼마 후에는 분점을 내는 꿈은 식당을 하려는 사람들의 공통된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희망적인 면만을 보다가 중요한 것을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그 첫 번째가 최상의 경우만을 생각하고 최악을 대비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실패를 생각하고 새로운 가게를 시작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불확실한 요즘은 만일 가게가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에 대한 생각도 해야 한다.

올해 초 만났던 한 식당 사장님도 그런 준비를 해두지 않고 동업으로 가게를 시작했다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 사장님은 몇 년 전 세 사람이 동업으로 프렌치 퓨전 식당을 개업을 했다. 사업을 기획하고 시작할 때는 여러 가지 좋은 면만 부각되었다. 그래서 그 가게가 개업한 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혀 없었다. 그리고 세 동업자 모두 빠른 시일에 그 가게를 성공시키고 2호점, 3호점을 낼 부푼 꿈을 꾸고 있었다. 풍부한 자본력, 실력 있는 주방장, 그리고 좋은 입지조건 등등 개업만 하면 그 가게의 성공은 보증수표와 같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불경기의 여파로 장사는 잘 되지 않았고 가게는 계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예상하지도 준비하지도 못했던 세 동업자는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했고 관계는 급속도로 나빠졌다고 했다. 그리고 상황이 더 나빠지자 두 동업자는 가게를 포기했고 그 사장님만 혼자 남아 가게를 어렵게 운영하지만 힘들다고 했다.

이 경우에도 실패의 첫 번째 원인은 개업 초기에 장사가 부진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미리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서 어떤 준비가 있었다면 세 동업자가 협력해서 그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내 경우에도 새로운 가게를 시작할 때는 좋은 면만 보게 된다. 그리고 잘 안되고 어려움에 빠진다는 생각은 잘 안하게 된다. 또한 마음속에는 다른 가게는 다 안 돼도 우리 가게는 무조건 잘 될 것이라는 오만함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최상만을 생각하고 가게를 개업한 후에는 늘 어려움을 겪었다.


그럼 최악의 경우는 어떻게 대비할까? 우선 기본적으로 개업을 하자마자 이익을 내고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식당은 개업을 하고 일년 뒤가 그 가게의 정확한 모습이다. 개업하고 몇 달 동안 잘 되는 것은 대부분 거품일 수 있기에 최소한 반년에서 일 년 동안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그런 생각 없이 개업 후 손님이 반짝 몰리다가 개업 거품이 꺼지고 매상이 급감하면 정신적인 충격과 금전적인 어려움이 섞여 고전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앞에서의 경우와 같이 동업으로 사업을 할 경우에는 잘 될 때와 잘 안될 때에 대한 계약을 세심히 해야 갈등과 오해를 줄일 수가 있다. 사업이 어려울 때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쌓이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상당히 예민하다. 이럴 경우 서로가 납득할 만한 약속이 없으면 그 어려운 상황을 이겨나가기가 힘들다.

참으로 식당사업은 잘 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사고가 없으면 시작을 못한다. 그리고 그런 자세는 참 좋은 것이다. 그러나 사업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위기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

특히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그것은 생존을 가를 수도 있는 중요한 사항이다.

# 이것이 핵심

1. 최악을 예상하고 준비해라. 그래야 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다.
2. 개업하자마자 성공이라는 생각은 버려라. 일년은 투자 한다고 생각해라.
3. 불경기에는 최상과 최악의 경우를 잘 검토하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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