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 시간이 내 편인가를 보라

2009-09-0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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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LA 한인타운 중심에 있던 큰 한식식당이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들렸다. 심각한 경기 침체로 인해서 모든 사업이 어렵지만 특히 요식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서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내 칼럼을 계속 읽고 있다는 한 식당 경영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이년 전 동업으로 시작한 중국식당이 근래 들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서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왔다. 나는 그 사장님의 이야기를 다 듣고 몇 가지를 물어보았다.

우선 요즘도 새로운 손님들이 계속 오느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그 사장님은 개업한지가 오래 지났는데도 새로운 손님은 꾸준히 온다고 했다. 나는 두 번째로 가게운영을 하다 모자라는 돈을 어떻게 채우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그 사장님은 빚을 내서 가게를 힘겹게 운영한다고 했다. 나는 여기 까지 듣고 그 사장님에게 지금 상태로는 가게의 회생은 힘들 것 같고 빠른 시일 내에 가게를 정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이야기 했다.

그 이유로 첫째는 새로운 손님이 가게에 계속 온다는 것은 그 가게의 위치나 분위기 등은 상당히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년이 지난 지금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것은 불경기를 탓하기 이전에 그 가게가 새로운 손님들을 단골로 만들만한 어떤 가치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두 번째로 적자 부분을 채우는 데 있어서 자기 자본으로 해결한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빚을 얻어서 빚을 갚는 상황이 된다면 그것은 너무나 위험한 선택이 될 수 도 있다고 했다. 비록 장사가 잘 안되어도 단골손님이 계속 생기고 빚을 지지 않고 운영이 가능하다면 시간이 지나면 그 식당은 잘 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이 있다. 이런 경우 시간은 내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반대의 상황이라면 절대 시간은 내편이 아니다.


지난주 토요일 오후 가게 하수도가 막혔다. 그런데 주말 오후라 플러밍 기술자들이 연락이 되지가 않았다. 나는 하수도 뚫는 기계를 가지고 네다섯 시간을 씨름을 했지만 결국 하수도를 뚫지 못했다. 처음에는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괜한 오기가 생겨서 끝까지 한 것이었다. 그날 저녁 나는 힘든 노동으로 인해 온몸이 쑤셨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느꼈을 때 멈추지 못한 것을 후회했다.

나는 이 글을 읽는 식당 경영자에게 조금만 힘들어도 가게를 포기하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힘들고 어려운 과정을 참고 견디지 못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망가져 가는데 갈 때까지 가본다는 식으로 가게를 계속하는 것도 옳은 일은 아니다. 그 동안 들어간 돈이 많다고 해도 멈춰야 할 때를 잘 판단하는 것이 더 큰 손해를 막는 지혜로운 행동이다. 그리고 이런 중대한 판단은 단지 자신의 기분과 현재 상황이 힘들다는 것에 의존하면 안 된다. 그보다는 앞에서도 강조했듯이 시간이 내 편인가 아닌가로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판단의 기준은 우리 가게가 경쟁력이 있어서 단골이 계속 생기고 있는가? 나의 현금 흐름이 빚을 얻어 빚을 갚는 상황으로 가고 있지는 않는가, 가 되어야 한다. 가게를 해야할 지 아니면 접어야할 지 고민하는 식당 경영자는 이 두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봐라. 그리고 나서 더 열심히 할건지 아니면 과감히 접을 것인지를 결정해라. 우물쭈물 하는 것은 더 나쁜 상황으로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라.

# 이것이 핵심

1. 단골이 늘고 있는가, 그리고 나의 현금 흐름은 건전한가 미래를 볼 수 있는 핵심이다.

2. 무조건 포기하는 것도 나쁘다. 그러나 오기로 가게를 끌고 가는 것도 옳지 않다.

3. 시간이 내편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 가게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사항이다.


이재호(와우 벤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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