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 와인의 아버지’ 로버트 몬다비

2009-08-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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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또 무똥 로췰드와 합작
고급 와인 ‘오퍼스 원’ 출시
와이너리, 관광지로 개발도

1962년부터 세계의 유명 와인 생산지를 방문해 그들의 와인을 배우면서 미국의 기술 경영 기법, 시장과 올드 월드의 전통과의 접목을 시도하고자 했던 로버트 몬다비는 끝내 안락한 생활에 만족하고 있던 동생과의 불화를 끝으로, 1965년 쿠르그 농원을 떠나 66년 로버트 몬다비 와이너리를 설립하게 된다. 그가 한 일련의 혁신적인 행동들은 후에 이 지역 와인 사업의 귀감이 되는데 그는 레이블에 품종명을 기재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판매 전략을 세웠고 포도원을 관광지처럼 꾸미고 시음과 교육을 통한 새로운 유형의 홍보 전략을 세웠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시의 미국 와인이 저가의 대중 와인을 양산하고 있던 상황에, 몬다비는 고급 와인을 추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감한 시도를 통해 로버트 몬다비는 미국 고급 와인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리고 1980년 샤또 무똥 로췰드의 바론 필립 뢰췰드와 로버트 몬다비는 역사적인 합작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오퍼스 원(Opus One)이라는 작품을 만들어 냈다. 오퍼스 원은 아마도 몬다비가 꿈꾸던 올드 월드가 가진 우아한 전통과 뉴 월드의 기술이 만들어낸 와인의 정수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 월드트리트 저널’에 의하면 미국 와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로버트 몬다비는 그 수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자식들 간의 분쟁으로 경영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한다. 그 자신이 초창기에 동생과 불화를 겪었듯이 말이다. 한 가족이 하나의 가업으로 회사를 꾸려나가는 것의 어려움은 우리나라나 외국의 기업들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 미국의 또 다른 대표적인 와인 회사인 E&G 갤로(E&J Gallo)를 보면 또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회사는 갤로 형제가 공동창업주로서 현재 저그 와인(Jug wine)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최대의 와인 그룹이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와인은 우리가 아는 유명 브랜드가 아닌 E&J 갤로이다. 현재 이 회사는 서서히 아래로부터의 성장을 통한 막대한 부로, 상층부를 공략하는 경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 엇갈린 명암은 하나의 포도 나무를 떠올리게 한다. 보다 농축된 포도 생산을 위해 한 줄기에서 뻗어 나온 나뭇가지들 중 어떤 것은 가차 없이 잘려나가기도 하고 더 농축을 위해 그린 하비스트(green harvest)라 하여 포도송이까지 제거해 버린다. 그 희생을 통해 비로서 이 포도나무의 진가가 발휘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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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퍼스 원’의 레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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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J 갤로의 와인들.


‘성공 비즈니스를 위한 와인 가이드’
(김기재 지음·넥서스 Books)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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