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 안티를 만들지 말아라

2009-08-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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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었다. 점심시간에 일을 하고 있는데 한 손님이 샐러드를 주문하면서 드레싱을 4개를 더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손님에게 한두 개는 더 줄 수 있지만 그 이상은 돈을 받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그 손님은 굉장히 화를 내면서 지난번에는 돈을 안내고 그냥 받았다고 이야기 했다. 아마도 그 손님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는 내가 굉장히 불친절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서 정중하게 이번에는 괜찮지만 다음부터는 더 받겠다고 이야기하고 그 손님을 보냈다.

이렇듯 장사를 하다 보면 가끔씩 주인의 입장으로 보면 얄미운 손님을 자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장사를 하는 사람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얌체 손님도 있다. 예를 들어서 일인분만 시키고 나서 반찬과 그 밖의 모든 것은 이인분 이상을 달라고 하는 손님이라든지, 아니면 셀프로 가져가게 하는 일회용 젓가락, 간장 등을 필요 이상으로 많이 가져가는 손님도 주인의 입장에서는 참 야속하게 느껴진다.

지난주에는 LA 한인타운에서 한식식당을 하는 사장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 사장님은 요즘 장사가 잘 안 돼서 점심에 파는 메뉴를 세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그 세일하는 음식은 식당에서 먹는 것에만 한정하고 투고(togo)하는 음식은 정상적으로 가격을 받고 있는데 그것 때문에 손님들과 마찰이 많다고 하소연을 했다. 별로 남지도 않고 그래도 가게가 텅 비어 있는 것보다는 사람이 북적거리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세일을 하는데 세일 가격으로 투고를 해달라는 손님을 보면 속이 상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우선적으로 손님이 볼 수 있는 곳에 예를 들면 메뉴판이라든지 아니면 잘 보이는 벽에 togo는 정상가격이라는 것을 써놓을 것을 제안했다. 그리고 만일 손님이 그런 요구를 하면 그 문구를 보여주고 정중하게 거절을 하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만일 그렇게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손님이 무리한 요구를 해온다면 그때는 아무리 손해를 보는 느낌이 들더라도 웬만하면 그 손님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단골손님을 많이 잡는 것이 식당을 성공시키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만큼 가게에 대하여 불만을 가지는 안티 손님을 줄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통계적으로 보아도 가게에 만족하는 손님보다 불만족한 손님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것을 이야기한다고 한다. 특히 요즘처럼 입소문이 가게 평판에 큰 영향을 끼치고 인터넷에 자신의 의견을 쉽게 표현할 수 있는 현실에서는 안 좋은 소문을 내는 손님을 줄이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안티 손님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손님과 갈등이 생길 만한 부분은 미리 생각하고 그것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우리가 할 수 없는 부분은 문서로 만들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손님이 불합리한 요구를 해와도 최대한 손님의 감정을 상하지 않는 선에서 요구를 해결해야 한다.

참으로 경쟁은 심해지고 있고 그에 반하여 손님들이 요구는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손님들 다 만족시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최대한 우리 가게를 싫어하는 안티를 줄이도록 노력해라. 그래야만 오래가는 식당이 될 수 있다.

# 이것이 핵심

1. 단골 한 명을 만드는 것만큼 안티 손님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2. 미리 갈등의 소지가 있을 만한 것은 대처 방법을 생각하고 준비해라.
3. 손님이 무리한 요구를 해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지혜롭게 행동해라.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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