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 문제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2009-08-19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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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를 운영하다 보면 매상이 계속 오를 때도 있고 요즘같이 불경기 때문에 매상이 정체하거나 오히려 떨어질 때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매상이 떨어질 때에는 우선 우리가게에 어떤 문제점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올해 초 개업한 와우벤토는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빨리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여름이 되고부터 매상은 오르지 않았고 도리어 조금씩 떨어지는 것이었다. 나는 단지 불경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심각하게 문제삼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오랜만에 점심시간에 새로 연 와우벤토에서 일을 했다. 그런데 점심시간 음식이 나가는 속도가 상당히 느렸다. 그 장소는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이 많이 오는 지역이어서 제한된 시간 안에 음식을 내주는 것은 너무나 중요했다.

그러나 점심시간 주문이 몰리는 시간 우선 종업원들의 손발은 잘 맞지 않았고 주방과 음식을 내주는 종업원 사이에 소통도 원활하지 못했다. 나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매상이 오르지 않고 도리어 후퇴한 것은 불경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손님들을 만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그 후 나는 주방 종업원들이 좀더 신속하게 음식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가게 전체의 서비스 수준도 높이고 있다.


이렇듯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어떤 타성에 젖게 된다. 그리고 아주 치명적인 문제도 문제로 보지 못하고 지나치게 된다. 그리고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이 그렇게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하고 일을 할 때 그 식당은 점점 더 침체에 빠지게 된다.

요즘 만나는 식당 경영자들은 공통적으로 너무나 힘들고 어렵다고 하소연을 한다. 그렇지만 그 원인으로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장님은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 그리고 단지 경기가 나쁘다는 이유만 든다. 나도 습관적으로 가게가 어려워지면 우리가게에 어떤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기보다는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곤 한다.

물론 요즘 불경기는 모두가 인정할 만큼 심각한 것이다. 그러나 손님이 줄어드는 이유를 모두 경기 탓만 하고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 한 것은 참으로 위험한 태도이다. 식당은 사람이 먹는 음식을 만들어 파는 장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맛이 좋아야 하고 먹는 손님이 기분 좋게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분위기와 서비스도 제공해야 한다. 이런 일들을 그저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하면 별 일 아니지만 제대로 성심성의껏 하려면 끝도 없이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매상이 떨어지고 장사가 어려워 질 때 불경기라고 남의 탓만 하지는 말아라. 우선 우리 식당에 무슨 문제는 없는지 다시 한번 점검을 해야 한다. ‘늘 하던 대로 하는데 무슨 문제는 문제야’ 라고 생각하는 식당경영자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음식의 맛도 제대로 한번 확인하고 손님들이 어떤 불편함은 없는지 심각하게 살펴야 할 것이다. 정말 망해가는 식당을 가보면 음식, 청결, 그리고 서비스 등 한눈에도 문제점들이 보이는데 사장님은 왜 장사가 안 되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한다.

오늘 가게의 모든 것을 손님의 입장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살펴라. 그리고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일을 할 때 하루하루 발전하는 식당이 될 것이고 불경기를 이길 수 있는 성공식당으로 발전할 것이다.


# 이것이 핵심

1. 문제의식을 가지고 일을 해라. 그래야 발전을 한다.
2. 장사가 안 되는 것을 경기 탓만 하지 마라. 우선 나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라.
3. 일을 손님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점검하고 문제점이 보이면 고쳐라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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