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약 따로 없네… 더위야 물렀거라”

2009-08-12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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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 보양식

“보약 따로 없네… 더위야 물렀거라”

‘서울정’ 김동헌 셰프가 차린 여름 보양식 한 상. 무더위에 지친 원기를 회복시키고 활력을 주는, 궁합 잘 맞는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요리 포인트.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규아상, 홍삼 용봉탕, 복분자 장어구이, 전복 해물 삼계탕.

# 말복 이기는 음식은

어느새 내일이 삼복 중 가장 덥다는 말복이다.

물론 토양 다르고 물색도 다른 LA에서 삼복을 챙긴다는 게 좀 어색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곳 역시 덥기는 매한가지. 사람 사는 곳 어디나 이렇게 불볕 더위가 지속되면 입맛도 떨어지고 기력도 딸리게 마련. 한창 때야 ‘보양식이 무슨 대수’라고 우습게 여겼지만 나이 들어감에 따라, 계절 따라 원기 딸린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시점쯤에 이르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보양식에 절로 눈길이 가게 마련이다. 맞다. 옛 어른들 말씀 그른 게 하나도 없다. 혹자는 몸에서 ‘땅기는’ 음식이 바로 몸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라고 말하는데 아마 이 역시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지 싶다. 그래서 여름 한복판에 이르면 태평양 건너 이역만리 이곳에서도 제대로 된 삼계탕 한 그릇이 간절해지는 지도 모르겠다. 이열치열이라는 말 무색하게 콧등에 땀방울 송송 맺혀가면서도 연신 숟가락질 멈춰지질 않는, 피가 되고 약이 되는 그런 삼계탕 말이다. 어디 여름철 보양식이 삼계탕뿐이겠는가. ‘동의보감’에 따르면 ‘더위를 이겨 건강을 상하지 않도록 하는 삼복절식(三伏節食)에는 계삼탕, 개장국, 민어탕 등이 있고 복중의 시식(時食)으로는 닭 칼국수, 호박전, 호박지짐 등이 있다’고 전해질만큼 더위를 이기는 우리네 전통 메뉴들은 다양하다.

1년중 가장 덥다는 말복을 이기는 아주 특별한 여름 보양식을 윌셔그랜드 호텔 한식당 ‘서울정’ 김동헌 수석 셰프에게 배워봤다.



# 여름 보양식 재료 궁합

◇ 닭고기+인삼

- 더위도 일종의 스트레스다. 이 더위라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 안의 단백질과 비타민 C 소모가 많아진다. 이럴 때 고단백 식품인 닭고기에 스트레스를 누그러뜨리는 인삼을 함께 요리하면 더위를 쫓는 가장 확실한 메뉴가 된다.

◇ 닭고기+잉어

- 용봉탕에 들어가는 두 재료는 언뜻 궁합이 안 맞을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닭과 잉어는 고단백 식품이긴 하나 서로 다른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어 함께 먹으면 아미노산 상승효과를 보여 단독으로 섭취하는 것보다 훌륭한 고단백을 섭취할 수 있게 된다. 또 닭고기에 포함돼 있는 112mg 정도의 결코 만만치 않은 콜레스테롤을 잉어에 함유돼 있는 불포화 지방산이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 장어+복분자주

- 이미 미식가들이라면 다 알고 있듯 한국 장어 중에서도 으뜸은 풍천 장어고 풍천 장어 중에서도 선운산 풍천 장어를 제일로 친다. 복분자 역시 더 이상 설명할 필요 없이 선운산이 최고다. 이렇듯 두 가지 모두 고창이라는 지역적 연대감 외에도 복분자주와 장어는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데 장어를 먹을 때 복분자주를 곁들여 마시면 장어의 느끼한 맛을 상쇄시켜주고 장어에 함유돼 있는 콜레스테롤 대사를 활성화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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