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음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2009-07-0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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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LA 한인타운에서 점심을 먹을 때였다. 주문한 만둣국을 먹는데 고기에서 이상한 냄새가 났다. 또한 김치도 너무 시어서 먹을 수가 없었다. 나는 주인아주머니에게 그것을 이야기 하고 계산서를 달라고 했다. 주인아주머니는 다른 손님들은 아무런 불평이 없었다는 변명을 하면서 돈을 받았다. 그 가게를 나오면서 식당 주인이 먹을 수도 없을 정도의 음식을 팔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는 것에 화가 났다.

오랫동안 음식장사를 하면서 한 가지 철칙으로 지키는 것이 있다. 그것은 손님에게 내놓은 음식은 최고이어야 한다는 내 스스로와의 약속이다. 사실 음식장사를 하다 보면 재료비를 줄이고 절약하는 것은 이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서 신선하지 않은 재료를 쓴다던지 아니면 남은 음식을 재활용하여 다른 손님에게 내놓은 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나는 매일 각 가게에 들를 때마다 처음으로 하는 일은 준비해 놓은 재료를 먹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최상의 맛이 아니면 모두 버리라고 한다. 그러면 오히려 종업원들은 너무 심한 것 아닌가 하는 표정을 지으며 음식을 쓰레기통에 버린다. 물론 나도 비싼 돈을 주고 산 재료를 버리는 것이 아깝다. 하지만 신선하지 않은 음식을 손님에게 내놓는 것은 단기간의 이익에는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 내 사업에 큰 손해라는 생각은 늘 하고 있다.


앞에서 언급한 식당 주인아주머니는 전날 해동한 후 다 쓰지 못한 고기를 다시 얼렸다가 다음날 쓴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음식을 만들면서 그 주인아주머니는 재료비를 절약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의 입은 정말 정확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손님들은 나와 같이 다시는 그 가게에 가지 않았을 것이다.

식당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사람이 먹는 음식을 만들어서 파는 식당주인들은 이익 이전에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좋은 음식을 먹으면 사람이 더 건강해질 수 있지만 불량식품은 사람을 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단지 이익만을 위해서 좋지 못한 음식을 만들어서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한 대표적인 사건은 지난해에 있었던 멜라민 파동이었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우유 맛을 내는 공업용 멜라민을 분유에 넣어서 많은 아이들이 죽거나 아프게 한 것은 어떠한 변명을 해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이렇게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사건과 식당에서 재활용 음식을 손님에게 내놓는 것을 비교한다는 것이 무리라고 말하는 식당 주인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신선하고 좋은 음식을 기대하고 식당에 온 손님을 속이는 일이기 때문에 이 또한 정당한 일은 아니다. 그리고 음식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식당 경영자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나는 대부분의 한인 식당 주인들은 양심적으로 깨끗한 음식을 만들고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아직도 팔다 남은 음식을 재활용해서 다시 판다던지, 아니면 손님이 먹다 남은 반찬을 모아서 다른 손님에게 주는 식당 사업가가 있다면 그런 악습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손해 보는 느낌이고 경기도 안 좋아 남는 것이 적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절대 음식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좋은 재료로 최상의 음식을 만들 때 그 식당은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이것이 핵심

1. 재활용하는 음식을 손님에게 내놓는 것은 단기적인 이익은 있어도 망하는 길이다.
2. 식당 사업가는 손님의 입맛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3. 좋은 음식을 정직하게 만들 때 식당사업은 꼭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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