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대형업체와 경쟁을 할 때

2009-06-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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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아침메뉴를 능가하는 음식은 없을까’

십 삼년전 처음 식당을 할 때 내가 늘 고민하던 문제였다. 어머니와 함께 LA 다운타운에 한식식당을 개업을 했지만 지역의 특성상 점심에만 손님이 몰렸다. 저녁에는 사람들이 없었고 그렇지만 하루 한끼 장사만 해서는 수익을 남기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이 출근하는 아침시간에 장사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아침마다 장사진을 치는 맥도날드의 손님들을 끌어오려면 무언가 새로운 것이 필요했다.

나는 매일 아침 맥도날드에 가서 아침을 먹으면서 그 가게의 부족한 점을 찾았다. 첫째 많은 사람들이 계란 샌드위치를 먹는데 그 맛이 너무 단순했다. 그리고 커피의 맛도 너무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또한 손님에 대한 서비스는 없었다. 나는 우선 예전 고등학교를 다닐 때 길거리에서 먹던 계란 토스트를 만들어서 팔았다. 계란에 햄과 당근, 그리고 양파를 잘게 썰어 즉석에서 만드는 그 토스트는 우선 맛과 영양에서 맥도날드의 음식을 능가했다. 또한 커피는 향과 맛이 좋은 것으로 구입했다. 그래서 가게에 들어오면 진한 커피 향이 나게 했고 그 커피 맛에 손님들이 빠지게 했다. 물론 가격은 맥도날드의 수준과 비슷하게 했고 모두가 바쁜 아침 시간인 만큼 기다리는 시간도 맥도날드보다 빠르게 하도록 했다. 마지막으로 손님들의 이름을 불러주고 늘 웃으면서 손님들을 대했다.


시작하기 전 주위 사람들은 맥도날드 바로 앞에서 아침장사를 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며칠 하다가 그만 둘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그럴수록 나는 더 열심히 토스트를 굽고, 손님들에게 웃으면서 그것을 팔았다. 이런 나의 노력이 통했는지 아침마다 우리가게 앞에는 늘 사람들이 넘쳤다.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맛있는 한국식 계란 토스트 그리고 맛과 향이 진한 커피, 또한 몇 번 오면 자기 이름까지 불러주는 주인의 서비스. 이 세가지는 절대 맥도날드 없는 것이었고 그 약점을 나는 우리 가게의 강점으로 만들었다. 아마 반년이 지난 후라고 생각된다. 하루는 맥도날드의 매니저가 우리가게에 와서는 너희들 때문에 손님이 반 이상 줄었다고 푸념을 했다. 그때 아침 두 시간 동안 우리 가게에 와서 토스트와 커피를 먹는 손님의 수가 150명에서 170명이 되었다.

이 경험은 내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사실 영세 업체가 대형 프랜차이즈와 경쟁을 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불리한 싸움이다. 하지만 무조건 나는 안돼 하고 포기하는 것도 어리석은 짓이다. 대형업체는 강력한 브랜딩 그리고 대량공급으로 인한 저렴한 가격 등 소규모 가게가 넘지 못하는 경쟁력이 있지만, 앞에서 나의 경우와 같이 치명적인 약점은 꼭 있게 마련이다. 그것은 대부분 규격화되고 단순한 맛과 형편없는 서비스인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그 약점을 찾아내 우리 가게의 강점으로 만들면 그것은 대형업체를 능가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된다.

절대 비슷한 업종의 대형 프랜차이즈가 옆에 개업을 한다고 낙담하지 말아라. 그리고 아직까지 프랜차이즈 식당과 경쟁을 할 생각조차 못한 사장님들은 오늘부터 그 식당에 가서 그들의 치명적인 약점을 찾아라.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들의 약점을 내 강점으로 만들면 손님들은 당연히 우리가게에 단골이 될 것이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이것이 핵심

1. 대형 프랜차이즈라고 다 잘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의 약점을 찾아 내 강점으로 만들어라.
2. 다양한 맛, 다정하고 친밀한 서비스 대형 업체와 차별화 할 수 있는 대표적인 것이다.
3. 대형 업체와 가격 경쟁은 하지 말아라. 절대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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