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꼭 갖고싶은” 주부의 로망

2009-06-1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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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용적이고 유행감각 갖춘 식기

여자들에게 본차이나는 로망이 아닐까. 물론 이에 어울리는 훌륭한 차이나 캐비닛까지 따라온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겠다.

결혼 전이야 그릇이라는 게 ‘혼수’ 샤핑 리스트 중 하나이다 보니 진정한 로망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그저 의무감과 시간에 쫓겨 사놓으면 새색시 집들이 때나 몇 번 쓰인 뒤 시간이 갈수록 캐비닛 한켠에서 처량한 신세가 되기 일쑤다. 그 뒤론 매일매일 가족들 식탁에 오를 일도 없고 그릇도 유행을 타 손님 치른다고 해도 선뜻 손이 안 간다. 혹 그사이 이사라도 했다면, 그래서 식탁이나 차이나 캐비닛이라도 바꿨다면 더욱이 ‘혼수용 차이나’는 애물단지가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생각한다. ‘이 참에 실용성에 유행감각까지 갖춘 식기 한 세트 사들여봐?’하고.

더욱이 요즘 유행이 고가의 본차이나보다는 개성만점의 도자기 소재로, 그래서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은 실용적인 디자인이 대세라고 하니 저렴한 가격에 유행 식기 한 벌쯤 생각해 보기 좋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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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식기 트렌드는 패션에서처럼 빈티지 바람이 거세 손때 묻은 듯, 오래 쓴 듯한, 그리하여 이탈리아 투스카니 한 농장 안주인의 살림살이 솜씨가 묻어나는 듯한 그런 빈티지 식기가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다.

최근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세상에서 아름다운 식기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더욱이 백화점은 물론 한인 업소들도 앞다퉈 세일까지 하고 있어 어찌 보면 그 어느 때보다 그 동안 점찍어 둔 그릇을 ‘득템’(아이템을 얻는다는 네티즌 용어)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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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용품 전문업체 로랜드의 베스트셀러 식기 브랜드인 웨지우드, 포트메리온, 베르사체, 베라 왕 등으로 꾸민 식탁.


#유행 경향은

한 시즌 동안도 유행경향이 변화무쌍한 패션업계보다야 덜 하지만 그릇도 분명 트렌드가 존재하긴 한다. 한동안 깨끗한 화이트 본차이나에 금테나 은테 두른 유럽 황실 분위기 물씬 나는 고급스런 디자인이 유행한 적이 있는가 하면 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포트메리온을 필두로 핸드 메이드 꽃무늬나 사과무늬가 그려진 빈티지 필 풍기는 식기가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적도 있었다.

여전히 이 핸드메이드 꽃 그림은 식기 트렌드에 한가운데 서있긴 하지만 요즘은 빈티지가 대세다. 빈티지라는 말이 풍기는 두루뭉실함 만큼이나 최근 식기 유행경향은 딱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다.

게다가 예전엔 ‘식기 하면 어느 브랜드’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요즘은 다양한 유통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유럽산, 일본산 브랜드들을 생활용품 매장이나 심지어는 옷가게에서도 쉽게 볼 수 있어 선택의 폭은 훨씬 더 넓어졌다.


요즘 젊은 주부들의 아지트 윌리엄 소노마(Williams-Sonoma)나 설라 테이블(Sur La Table)과 같은 주방용품 매장에서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는 이탈리아산 드루타(Deruta).

닭 그림과 기하학적 무늬가 어우러진 패턴으로 한인들에게도 친숙한 이 브랜드는 화이트와 옐로가 주조색인 것이 인기인데 최근 여름시즌을 맞아 그린 톤도 선보이고 있어 선택의 폭이 훨씬 더 넓어 졌다. 드루타는 단순히 식기 외에도 테이블 보와 냅킨 등도 판매하고 있어 테이블웨어를 세트로 갖추는 데도 편리하다. 개당 15~50달러선.

이외에도 캐주얼한 유행식기를 샤핑하기엔 의류 편집매장 앤트로폴로지(anthropologie)도 좋다. 의류 외에 인테리어 용품으로도 오히려 패셔니스타들에게 더 인기 있는 이곳 매장에 가면 정말이지 빈티지 느낌 팍팍 나는 이탈리아산 다양한 식기들을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 식기를 주목하다

요 최근 식기 트렌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심플 화이트’ 혹은 ‘앤틱 화이트’로 정의할 수 있을 듯 싶다. 사실 화이트 식기는 보통 레스토랑에서 전문 식기로 인식돼 왔었는데 요즘 요리와 식기에 관심 많은 주부들이 늘면서 레스토랑 테이블을 집에 옮겨 온 듯 화이트 식기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로랜드 홍보담당 홍유라씨는 “워낙 유행이다 보니 대부분의 브랜드들에선 화이트 식기 한 벌쯤은 다 선보이고 있는 추세”라며 “디자인은 원형보다는 사각이 대세이며 순백색에서부터 워시오프된 느낌을 주는 앤틱 화이트까지 다양한 화이트가 나와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고 전했다.

화이트 식기의 최대 장점은 요리를 빛내주는 훌륭한 조연의 역할을 톡톡히 해 볼 때보다 막상 요리를 담아 식탁에 올리면 먹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화이트 식기를 보다 더 돋보이게 해주는 것은 호텔식당 테이블 보처럼 빳빳하게 다림질 된 화이트 식탁보라는 사실도 알아두자.

글 이주현·사진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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