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타킷을 좁혀라

2009-06-03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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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아는 친척이 동업으로 상류층 주택가 지역에 식당 개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는 그 일을 준비하는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식당 개업을 주도적으로 하는 사장님은 고급 프렌치 식당을 컨셉으로 잡고 있었다. 그리고 인테리어와 음식을 최고급으로 하면 부자들이 사는 그 지역에서 큰 성공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 모임에 참석한 다른 모든 동업자들이 그 사장님의 의견에 동의를 했지만 나는 몇 가지 의문이 생겼다.

첫째로 부자들이라고 모두 고급 식당에서 비싼 음식을 먹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좀 더 손님층을 세분화해서 타겟을 정해야 한다고 여겨졌다. 나는 이 지역에 비록 부자들이 많이 살지만 주택가이고 아이들과 함께 사는 가정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족손님을 타겟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가족이 같이 편하게 올 수 있는 패밀리 레스토랑 쪽으로 수준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 사장님은 그 지역에 부자들이 갈 만한 고급 식당이 없기 때문에 그 틈을 노리면 큰 문제가 없다고 단정했다. 또한 최고의 시설과 일류 주방장을 초빙한다면 데이트를 하는 연인에서부터 가족 손님까지 모든 계층을 다 끌어들일 수 있다고 나에게 이야기 했다. 결국 그 사장님과 나는 서로 평행선의 이야기만 반복했다. 그리고 그 차이의 핵심은 손님의 타겟을 어디다 두는가 하는 것이었다.


결국 100만달러 이상의 돈이 투자되었고 그 식당은 개업을 했다. 그 사장님의 계획처럼 인테리어는 최고급이었고 베벌리힐스에서 일하는 일류 스태프들이 주방에서 일을 했다. 하지만 나의 우려대로 그 식당은 자리를 잡지 못하고 다른 식당으로 업종을 바꾸게 되었다. 나는 정확한 손님층에 대한 계획도 없이 모든 손님을 다 잡으려 하는 것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 이 경우를 통해서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많은 식당 창업자들이 식당의 성격을 잡는 컨셉에 대해서는 잘 이해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목표 손님층을 좁히는 타겟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예를 들어 학교 앞에 식당을 창업을 한다면 당연히 타겟은 학생들이 되어야 할 것이고 학생들이 좋아할 음식과 인테리어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렇게 타겟이 명확한 경우는 드문 경우이고 여러 계층의 손님이 섞여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목표로 하는 손님층을 세분화 하여 타겟을 정하고 그것에 맞게 식당을 창업을 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특히 요즘처럼 비슷한 업종이 많은 경쟁시대에서는 내가 목표로 하는 손님층을 미리 찾고 그것에 맞게 식당의 음식과 인테리어 또한 서비스까지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같은 소주방이라도 중년층을 타겟으로 하다면 70년대 인테리어에 안주도 한식을 위주로 짜야 하고, 젊은이를 타겟으로 한다면 신세대 분위기에 가격이 싸고 푸짐한 쪽으로 가게의 컨셉을 잡아야 할 것이다.

이전에도 이야기 했지만 새로운 식당이 이년을 넘게 영업을 하는 것은 30% 정도도 안 된다고 한다. 그만큼 새로운 식당이 자리를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식당 창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들은 우선 내가 개업하려는 지역에서 목표로 하는 타겟 손님층을 정해라. 그리고 그 손님들이 원하는 음식과 서비스로 승부를 해봐라. 식당 창업의 성공이 보일 것이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이것이 핵심

1. 타겟은 내가 목표로 하는 손님층을 세분화해서 집중하는 것이다.
2. 모든 손님을 다 잡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야기이다.
3. 타겟 손님층을 정하고 그것에 맞게 식당 컨셉을 잡아라. 타겟을 좁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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