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부 피아니스트 성전 건축 선율 헌금

2009-05-0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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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리 한인천주교회 17일 기금모금 음악회 개최
한학순·쳇 스와이앳카우스키 부부 감동 선사
음식·안내·서빙 등 다른 신자들도 한마음 봉사


27년전 출범한 한인 가톨릭 신앙공동체인 밸리 한인천주교회(주임신부 손제럴드)는 성전 건립기금 모금을 위한 음악회를 오는 17일(일) 오후 3시30분 홀리 스피릿 리트릿센터(4316 Lanai Rd., Encino)에서 개최한다.


콘서트에서는 이 교회 신자인 한학순·쳇 스와이앳카우스키 교수 부부가 수준 높은 피아노 연주를 선보인다. 마운트 세인트 매리 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이들 부부 피아니스트는 새 성전 건립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 밸리 한인천주교회 신자들과 마음을 합해 이번에 자신의 탤런트를 내놓기로 했다.

한 교수는 멘델스존 곡 ‘노래의 날개 위에’의 리스트 편곡, 리스트의 ‘타렌텔라’ 등을, 남편 스와이앳카우스키 교수는 쇼팽의 ‘스케르초’, 리스트의 ‘헝가리안 랩소디 12번’ 등을 각각 연주, 청중들에게 일요일 오후의 편안한 쉼과 감동을 선사한다. 또 부부가 듀엣으로 연주하는 모찰트의 ‘소나타 내림 나장조’ 등도 레퍼터리에 포함돼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개인적 명성이 아니라 ‘하느님의 집’을 세우는 데 일조하려는 한 교수의 아름다운 뜻에 감동해 한미피아노의 잔 김 사장이 야마하 피아노를 협찬한다.

또 이 교회 성가대와 피아니스트 신젬마 수녀가 찬조 출연, 음악의 성찬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신자들도 자기 일처럼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성모회원들이 리셉션을 준비하고, 청년들이 안내위원으로 봉사하며, 젊은 어머니들이 서빙을 맡기로 했다. 음악회 수익금은 100% 성전 건축을 위해 봉헌된다.

한 교수는 “1년 전 미사에 처음 참석한 날 여인들이 아주 작은 부엌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점심식사를 준비하는 것을 보고 감동했는데 바로 거기서 성전 건립기금 조성 바자를 위해 12번 정도나 김치를 담그더라”며 “우리도 작은 재능을 하느님께 드릴 수 있어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밸리 한인천주교회는 한국 선교활동 후 미국에 와 한인 사목을 맡고 있던 모안토니오 신부와 50여 한인들이 1982년 밸리의 배영규 할아버지 집에서 첫 한국어 미사를 봉헌함으로써 탄생했다. 그후 밴나이스의 성브리짓 오브 스위든 성당에서 7년간 매주 정기적으로 한국어 미사를 보다가 1989년 현재의 자리로 이전, ‘가톨릭 센터’로 승격했다. 그후 신자가 많아 한 번 분가시킨 바 있으며, 지금은 이교회에 교적을 둔 700여 가정, 1,600여명의 신자들이 매주 일요일 한국어 2차례, 영어 1차례 등 3차례의 미사를 보고 있다.

하지만 교회의 부흥으로 장소가 비좁아진 데다 교실, 친교실, 부엌 등 시설이 노후화, 신자들은 많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5년전 여론조사에서 교우 대다수가 새 성전의 필요성에 공감함을 확인하고 ‘발전연구위원회’를 구성, 연구를 진행해 왔다. 이 교회가 소속된 지역을 관할하는 제리 윌커슨 주교는 ‘여러 민족과 일치를 이루며 다음 세대가 신앙생활을 충실히 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한다’는 교회 사명선언문을 근거로 “한인 천주교회가 밸리에서 모범이 되는 문화 센터가 되어 달라”고 부탁하면서 건축에 힘을 실어주었다.

성전 건립을 위해 이 천주교 공동체는 ‘묵주기도 백만단 바치기’ 운동을 벌여 지금까지 65만단을 바친 바 있으며, 김치 및 밑반찬 판매, 여름밤의 일일 카페 등을 통해 모금을 해 왔다.

성당, 성체조배실, 교실, 자모실 등을 갖춘 새 성전은 현재 성전 옆 주차장 자리에 총 1만5,000스퀘어피트 규모 2층건물로 건축될 예정이며 기공식은 5월말께 열릴 예정이다.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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