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먹는 장사 이렇게 하라- 종업원 관리(4) 존중해라

2009-05-0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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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일식을 배우러 남의 가게에 가서 일을 할 때의 일이다. 내가 가서 일한 일식당의 사장님은 일을 시작하기 전 내가 경력이 짧은 만큼 임금은 남들이 받는 것에 반만 주겠다고 했다. 나도 무언가 배우기 위해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사장님의 제안에 동의했다. 나는 참으로 최선을 다해서 일을 했다. 그래서 몇 달이 지난 후에는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하게 되었다. 그리고 같이 일하던 다른 스시맨이 갑자기 일을 그만두는 바람에 내가 해야 할 일은 더욱 많아졌다. 하지만 사장님은 여전히 나에게 같은 일을 하는 종업원 임금의 반만을 주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내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아울러 열심히 일을 해야겠다는 의욕도 점차 줄어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나는 그 가게에서 다른 무엇보다도 종업원들에게 정당한 임금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 것이 가장 큰 소득이었다.

나는 지난 몇 번의 칼럼에서도 종업원을 존중하고 대접해 주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그 존중의 의미에는 인격적으로 정당하게 대우해 주는 것이 물론 우선이지만 종업원이 납득할 만큼의 임금을 주는 것도 포함된다. 내 경험으로도 아무리 일하는 분위기가 좋고 사장님이 마음 편하게 일을 하게 해준다 해도 내가 일한 만큼의 임금을 못 받는다면 그 일에서 자연히 마음은 떠나게 된다.

그럼 종업원이 납득할 만큼의 임금이란 어느 정도일까? 우선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보장된 임금은 제대로 지불을 해야 한다. 많은 한인 사장님들이 팁으로 얻는 수익이 많으면 월급을 조금만 주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또한 시간당 기본임금과 오버타임도 제대로 지급하지를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런 불법행위가 문제가 되기 때문에 법을 제대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다.?종업원들은 법에 정한 정당한 임금을 못 받을 때 납득을 하지 못하고 다른 일을 찾기 시작한다.


또한 일단 종업원과 한 약속은 최선을 다해서 지켜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 그 사장님도 내게 일이 익숙해지면 임금을 올려주겠다 했지만 그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다. 그러자 나는 사장님에 대한 신뢰도, 일에 대한 열정도 급속도로 잃어버렸다. 물론 사장의 입장에서 일을 제대로 하지는 못하면서 임금만 올려달라고 조르는 종업원도 참 골칫거리다. 그리고 장사가 어려운데도 자신의 입장만을 내세우는 종업원을 볼 때는 속이 상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종업원을 대할 때 인격적으로 존중해 주고 그들이 납득할 정도의 임금을 주는 것은 너무나 중요하다. 때론 종업원과 사장 사이에 임금을 두고 견해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럴 때는 가게의 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하고 종업원들을 최대한 이해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

지난 몇 주 동안 종업원 관리에 대하여 이야기 했다. ‘부분에 반응하지 말고 언제나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 일을 처리해라.’ ‘종업원의 강점을 보고 약점은 품어라.’ ‘종업원에게 작은 관심을 보이고 인격적으로 대해라.’ ‘종업원이 납득할 수준의 임금을 주어라.’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이런 이야기의 핵심은 종업원들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식당은 사장 혼자의 노력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노동집약적인 사업이다. 지혜롭게 종업원을 관리해서 이 어려운 경기에도 늘 발전하는 사업체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이재호
(와우 벤토 대표)


이것이 핵심

1. 종업원과 약속은 작게 하고 지키기는 더 많이 해라.
2. 종업원이 납득할 수준의 임금을 주어라. 그리고 대화를 통해 그 간격을 줄여라.
3. 사장과 종업원은 서로 돕고 같이 발전하는 동업자이다. 그런 관점에서 종업원을 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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