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젊은이들이여 ‘젊은이교회’ 로”

2009-05-05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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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이여 ‘젊은이교회’ 로”

2개월 전 출범한 나성북부교회 내 ‘젊은이교회’를 이끄는 이들 중 일부가 한 자리에 모였다. 오른쪽부터 유영기 담임목사, 박갑수 목사, 담당부장 김국희 집사, 찬양팀 멤버 박종원 집사.



나성북부교회 안에 독립운영 교회로 첫 발
예배 중간에 인터뷰·비디오·연극 등 파격
20~40대 주인의식 갖고 직접 준비·참여


‘청년들에 의한, 청년들을 위한, 청년들의 교회.’


한국어를 주로 사용하고 한국 문화 속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1.5세 청년들을 위해 ‘교회 안의 교회’라는 개념으로 시작된 ‘젊은이교회’가 눈길을 끈다.

노스힐스 소재 나성북부교회(담임목사 유영기·8756 Woodley Ave.) 안에 지난 3월8일 탄생한 젊은이 교회는 유영기 담임목사와 한국서 찬양사역자로 오래 활동한 박갑수 목사가 함께 이끌고 있는 푸른 공동체.

8주 전에 막 태어났지만 3일 주일 예배에 52명이 참석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어 자신들의 몸(문화)에 맞는 옷(예배)을 입기를 갈망했던 이들이 이민사회에 많음을 새삼 확인시켰다.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11시15분까지 드리는 이들의 예배는 형식면에서 전통적인 예배와 많이 다르다. 물론 일반 예배에서처럼 설교가 있지만, 중간에 기자가 나타나 라이브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하는가 하면 젊은 부부가 나와 결혼생활의 에피소드를 나눈다. 수시로 간증, 연극, 비디오 등도 등장한다. 한 마디로 회중들이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문화적인 요소’가 강하다. 지금까지 가졌던 8번의 예배가 매번 달랐다. 콘티를 짜서 진행하는 이같은 예배형식은 회중이 ‘구경꾼’이 아닌 ‘주인공’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이 교회는 기존의 청년회에서 볼 수 있는 회장, 부회장, 총무 같은 임원조직이 없는 대신 20여명이 감독, 음향, 조명, 영상, 타임 키핑 등 맡겨진 기능을 빈틈없이 수행한다.

이미 주류교회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경험해 본 많은 참석자들은 “현대적인 트렌드에 맞는 이같은 예배가 삶 속에 물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면서 영혼을 끌어올려 주는 것 같다”며 만족을 표하고 있다.

유영기 담임목사, 박갑수 목사, 담당부장 김국희 집사, 찬양팀 멤버 박종원 집사 등은 4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청년 세대는 자신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직접 준비하며 참여할 수 있는 예배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주된 대상은 20~40세 싱글들과 젊은 부부들”이라고 말했다.

유 목사는 “20~39세 한인 인구가 40세 이상 연령층보다 많다는 통계도 있다. 하지만 신앙은 있으나 교회를 나가지 않는 1.5세들이 꽤 많다. 잃어버린 1.5세를 복음으로 되찾아 제자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들을 교회의 주역으로 세우기 위해 기성세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0대 후반에 미국에 이민 와 고교를 졸업하고 나성영락교회 대학 청년부 담당 부목사로 목회를 시작한 유 목사는 수년 전부터 이같은 교회의 밑그림을 그리고 준비해 왔다.


젊은이교회는 지금은 초창기라 기초를 든든히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으나 앞으로 자체 성경공부를 시작하고 고교 졸업반 등을 대상으로 한 오리엔테이션 형식의 파티, 운동회, 여름 수양회, 싱글들을 위한 미팅, 연말 부흥회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미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회중 50여명의 ‘페이스 하베스트 교회’(Faith Harvest Ministries)를 갖고 있는 나성북부교회는 이번 젊은이교회 출범으로 ‘한 지붕 세 교회’의 형태를 띠게 됐다.

‘목마른 사람에게 냉수’ 같은 존재로 이민사회에 출현한 젊은이교회가 앞으로 척박한 땅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지 주목된다.

<글·사진 김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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