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슬슬 살아나는 매기 “어떤 집들이 빨리 팔릴까?”

2009-04-3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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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달러 안팎의 준 럭서리 하우스
가격협상 잘 되고 점보 론 안 걸려 ‘뚝딱’
레드우드시티 40일내 팔려 전국 1위


주택시장이 최악의 고비는 넘기면서 매기가 살아나고 있다. 몇 달이 지나도록 팔리지 않고 애를 먹이던 집들이 일부 지역에서는 2달 안에 빠르게 팔려 나가기도 한다. 요즘 빨리 팔리고 있는 집들은 어떤 집들일까. 그것은 지역과 가격대에 따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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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달러 안팎의 준 럭서리 하우스 지역의 판매가 유독 활발하다. 셀러가 가격을 내려서라도 팔려는 경향이 강하고 바이어 입장에서는 점보 론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거래가 신속히 이뤄진다.

포브스 최근 보도에 의하면 고가 주택 중에서는 특히 100만달러 안팎의 엔트리 레블 럭서리 하우스들이 가장 빨리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브스는 미국내 주택가격 상위 500개 지역의 판매기간을 조사했는데 샌프란시스코 교외 부유한 지역인 레드우드 시티가 미국 내에서 가장 빨리 집이 팔리는 곳으로 나타났다. 오라클, 일렉트로닉 아츠 등 테크 기업 본사가 소재한 이 도시는 밀리언달러 하우스가 다수인데 이중에서도 특히 Zip코드 94065지역의 주택들이 가장 빠른 시간안에 팔렸다.

매물 평균 판매기간이 40일에 불과했다. 가격은 보통 15% 내려서 거래됐지만 어쨌든 아주 빠르게 팔렸다.

이 곳이 미국에서 가장 빨리 팔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집을 팔 계획이 있다면 그 이유를 면밀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레드우드시티의 중간 평균 판매가는 107만달러로 일반 주택에 비하면 고가이지만 부촌인 실리콘 밸리 안에서는 준 럭서리 지역에 속한다. 근처의 애서톤이나 벌링게임의 진짜 럭서리 하우스는 중간 평균가가 각각 410만달러, 370만달러로 격이 다르다. 인접해 있으면서도 이렇게 판매 가격 차이가 심하게 나는 이유를 좀 더 깊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럭서리 하우스 셀러들은 가격을 떨어뜨려 팔 의향이 덜 한데 반해 엔트리 레블 럭서리 하우스 셀러들은 가격을 내려서라도 팔려고 하기 때문에 거래가 활발하고 빨리 팔린다는 것이다.


온라인 부동산 시장인 Trulia.com의 마케팅 부사장 히서 페르난데즈는 “다들 꼭 팔아야 할 만큼 다급하지 않다면 집을 팔지 말라고들 하는데 진짜 럭서리 지역의 셀러들은 밑져가면서 팔려고 하지 않는다, 반면 레드우드 시티의 셀러들은 집을 팔기 위해 기꺼이 가격 협상에 임하는 경향이다”라고 말했다. 현금이 급하기 때문에 가격을 떨어뜨려서라도 거래에 임한다는 것이다.

두 그룹은 우선 소득에서 차이가 난다. 레드우드 시티 중간 평균 소득은 연 7만3,000달러, 평균 연령 35세지만 불과 2마일 떨어진 애서톤은 평균 연령 45세이며 연소득은 20만달러 이상이다. 센서스 집계방식 때문에 20만달러를 넘는다는 사실만 알 뿐 이 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다. 이런 소득차 때문에 레드우드 시티는 가격을 내려서라도 팔려는 반면 애서톤 주민들은 재산이 든든하기 때문에 내려서 까지 팔려 하지 않는다. 전혀 급하게 팔 이유가 없다.

셀러가 급해야 인하된 가격에서 거래되는데 셀러가 내린 가격에는 미동도 않으니 진짜 럭서리 지역에서는 판매는 활발하지 못하며 대신 가격은 잘 유지된다.

즉, 가장 빨리 팔리는 집은 엔트리 레블 럭서리 하우스들이다. 포브스 조사에서 레드우드 시티에 이어 뉴욕주 우드미어(Zip코드 11538, 중간가 761,211달러, 판매기간 51일), 플로리다주 코럴 게이블스(33146, 중간가 89만7,169달러, 53일), 캘리포니아주 팔로 알토(94303달러,130만달러, 61일), 뉴욕주 그레이트 넥(11021, 중간가 141만달러, 66일)이 가장 빨리 팔리는 럭서리 하우스 지역 탑5에 꼽혔다. 500개 럭서리 지역의 평균 판매기간이 115일이었으며 상위 10개 지역의 평균 판매기간은 66일이었다.

주택시장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가격을 내려주는 셀러가 많은 곳에서 주택거래는 활발히 이뤄진다. 샌프란시스코와 베이지역이 내려다보이는 오클랜드 락크리지(94618) 지역은 판매기간이 평균 67일로 아주 빨리 팔려나가는데 셀러들이 가격을 15%~20%를 할인해 주고 있다.

중간평균 가격이 100만달러선인 뉴욕 라치몬드(10538), 그레이트 넥(11020)의 셀러들도 기꺼이 가격을 내려 팔려는 경향을 보인다. 왜 100만달러 안팎의 준 럭서리 하우스들이 많은 지역의 집이 빨리 팔릴까. 융자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연방 기준에 의하면 융자액이 729,750달러이상이면 점보론이 돼 30년 고정 이자율이 6.5%가 된다. 융자액수가 그 아래인 일반 론은 이자율이 5%다. 점보 론이냐 아니냐에 따라 월 페이먼트에서 상당한 차이가 난다. 20%를 다운할 경우 집값이 91만5,000달러면 연방 주택국 융자 한도액인 72만9,750달러 안쪽이 된다. 이런 지역 시장은 점보론을 받느냐 일반 론을 받느냐에 따라 민감하게 영향받기 때문에 셀러들이 일반 론을 받을 수 있도록 가격 인하에 적극적으로 응해줘 거래가 활발히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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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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